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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직접 썼다는 지난달 3일 글, 읽었습니다. 청와대를 지목해 “세 살 난 아이들” “바보” 등의 표현을 썼죠.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가 제목이더군요. 끝에 “딱 누구처럼…”이라고 나름 여운을 남기려 노력한 흔적이 독특했습니다. 노동신문 등 북측 매체를 정독해온 입장에선 - 그 내용엔 동의하지 않고, 김정은 위원장 이름만 볼드로 강조하는 것도 적응 안 됩니다만 - 일부 기자들의 독창적 표현은 평가합니다. 김 제1부부장의 글은 꽤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었죠.

다음 단계는 뭔가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위터 맞팔이라도 하려는지요. 아니면, 인스타그램? 프로필 사진은 설 명절 때 한복 차림이 좋겠네요. 6년 만에 등장한 고모 김경희 옆에 앉은 당신의 자주색 저고리, 고왔습니다. 머리 스타일도 어울렸다면 더 좋았겠지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특사로 왔던 당신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임신 여부를 두고 말이 많았죠. 궁금하면 물어보면 될 것을, 뒷말만 무성했던 남측 권력자들이 한심하단 생각도 들었을 테죠. 하지만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까지 65시간 기차를 타고 가며 오빠에게 신줏단지 모시듯 재떨이를 공손히 올리는 당신의 모습도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겐 낯설었습니다.

오해는 마세요. 같은 여성으로서 김 제1부부장이 세력을 키워가는 모습은 흥미진진합니다. 하지만 어쩌다 타고난 신분을 떠나, 인간으로서 기본 예의는 갖추었으면 합니다. 3일 담화의 끝 문장,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으로 돌아가 보죠. 참으로 미안하지만, 이 말은 그대로 김 제1부부장에게 돌려주겠습니다.



남측 수뇌부가 꿀 먹은 벙어리 신세라고 해서 얕잡아 보지 마세요. 대한민국은 민의가 지도부를 갈아치운 나라입니다. 청와대와 국회에 권력을 쥐여준 건 핏줄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투표입니다. 우리의 권력자들이 하는 말에 동의하건 아니건, 그들을 저열히 비난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비난이니, 용납 못 합니다. 반박하고 싶나요? 면대면 인터뷰 어떤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다,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등으로 돈도 많이 들고, 공사다망하겠습니다. 참, 북측도 코로나19로 힘들다고 하더군요. 귀측이 싫어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 “코로나19에 대한 싸움이 최우선인 지금, 북한이 이달에만 4번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들이 인민의 삶에 무관심하다는 뜻”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죠. 여하튼, 손 잘 씻으세요.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


전수진 / 한국 국제외교안보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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