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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긴스버그 타계와 보수·진보의 대립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연방대법관의 타계를 전하는 딸의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대선 46일 전 그녀의 사망 타이밍은 한 마디로 극적이었다.

긴스버그는 여성권리의 수호자, 사회정의의 옹호자, 진보의 아이콘이라 불린다. 무명의 여성 변호사였던 1970년대에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간 6개의 소송 사건 중 5건의 재판에 승소한 놀라운 여성이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긴스버그 지명은 민주당 대통령이 26년만에 행한 지명이었다. 그녀는 임기 시작에는 중도파였지만 대법원이 보수화된 후에 진보로 전향했다.

사법 심사권을 가진 연방대법원은 지난 20년 동안 논란의 쟁점을 판결하는 막강한 사법부로 거듭났다. 하지만 사법부의 우월성은 국민 대다수의 정치적 권리를 손상시킨다.

대법관의 자리 하나가 다른 이념의 소유자로 바뀌면 파급력이 엄청나다. 긴스버그의 업적은 그녀의 후임자에 의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긴스버그는 ‘반대의견’으로 유명하다. 오바마케어 폐지, 여성 낙태권 폐지, 기업과 자산가의 선거 기부금 제한 폐지, 소수인종 권익보호법 폐지, 투표권의 일부 조항 폐지 등의 법안 폐지 재판에서 소수를 대표하는 반대의견을 썼다.



연방대법원은 1969년 이래로 보수 법정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보수 대법관들 중의 5명이 임기 중에 중도 혹은 진보파로 바뀌었다. 그래서 트럼프는 에이미 코니 배넛 같은 확실한 보수 판사를 원했다. 대선불복 시에 6대 3의 보수 연방대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의도를 공론화할 정도다.

민주당은 존슨 대통령의 실수, 공화당 대통령 시기에 은퇴, 상원의 인준 거부로 대법관 자리 4석을 잃었다. 긴스버그가 5명째다. 특이한 점은 1991년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었을 때에 전설적인 민권운동가인 서굿 마셜의 후임자로 극보수인 클래런스 토머스의 지명이 진통 끝에 인준된 사실이다. 이 때의 상원 법사위원장이 조 바이든이었다.

공화당은 소수인종이 증가할수록 사법부를 정치화해서 보수의 힘을 지키려한다. 2017년 트럼프가 취임한 후로 상원은 수 백명의 지방법원과 항소법원, 연방법원의 판사들을 인준해서 사법부의 보수화를 꽤했다. 특히 연방판사 전체의 4분의 1 벤치를 채웠다. 2014년에 상원을 탈환한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에 판사 인준을 거부하고 공석으로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6년 2월에 오바마가 지명한 메릭 갈랜드의 인사 투표를 단호히 거부했던 상원과 트럼프는 지난 26일 에이미 코니 배럿 지명, 10월 12일 인사청문회, 10월 말 인준투표 청사진을 실행 중이다. 대선 전에 속전속결로 후임자를 벤치에 앉히려는 전대미문의 전략이다.

극보수인 배럿 판사의 지명과 상원의 인준표결 타이밍은 당파적 대립과 이념 충돌을 야기할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통치자의 자질과 미국의 미래상을 구체적으로 그려 볼 때다.


정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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