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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로나19, 지구전에 대비하자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마침내 50개 주와 워싱턴DC, 전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코로나 19으로 목숨을 잃은 미국 내사망자 수도 끝내 두 자리 숫자를 넘어섰다. 연방정부와 각 주 정부가 선제적 방어 대책을 연이어 내놓았지만, 역병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마지못해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한 후에도 어느 정도 낙관론을 유지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마침내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경고했다. 이 사태가 오는 7월이나 8월까지 갈 수 있고, 미국을 불경기에 몰아넣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장기전 또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방정부는 현재 통행금지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일부 특정 ‘감염지역’(hotspot)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또 군대를 동원해 임시 응급 병동을 지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것도 검토 중이다.

그런데도 아직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 안전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최상의 예방책이다. 치료제 개발은 아직 요원하다. 미국 전염병 연구의 대가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최근 코로나 19 백신에 대해 건강한 자원자 45명에게 두 번씩 접종하는 한 달간의임상실험이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새 지침에 따르면 국민은 앞으로 2주 동안 10명 이상이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 식당과 술집, 푸드코트에서의 외식도 금지되며, 가급적 여행, 외출도 자제해야 한다. 이젠 외식도 배달과 포장,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등으로 해야 한다. 공립도서관과 공원 등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이 운영하는 노인복지센터, 헬스케어 센터들도 문을 닫았다.

이에 발맞춰 주 정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숨가쁘게 내놓는 후속 대처방안을 보면 위기상황은 금방 끝날 것 같지 않다. 아닌 게 아니라 펜실베니아 주지사는 긴급사태 선포와 함께 ‘필수적이지 않은 비즈니스(nonessential business)’는 지난 17일부터 모두 문을 닫게 했다. 샌프란시스코 등 미 서부 실리콘밸리 일대 7개 카운티도 같은 날 주민들이 집에 머물도록 하는 ‘자택대피(lockdown)’명령의 시행에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은 각 주로 파급될 개연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생활에 필수적인 곳을 제외하곤 모두 문을 닫고 집에서 사회적 격리를 해야 한다. 자택대피를 이미 실시중인 프랑스의 경우 18일 정오부터(현지시간) 일단 모든 국민에게 앞으로 15일 동안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식품점, 약국 병원, 산책 등만 가능하다. 이동 시에는 사유서를 작성해 경찰에게 보여줘야 한다. 심하게 말하면 창살 없는 감옥생활이다.

물론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런 봉쇄조치가 뒤따를지는 미지수다. 국가안보위원회(NSC)는 전국 봉쇄는 없을 것이며, 질병예방통제센터(CDC)가 국민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전개상황은 아무도 모른다. 현재 상황만으로도 우리가 받는 타격은 상당하다.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그래도 버틸 수 있겠으나 대부분 소시민에게는 바로 직격탄이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4월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 코로나19의 세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봄방학이 끝나면 학교가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어떤 시민은 지금의 사태가 매스컴에 의해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항변한다. 비록 과잉대응 측면이 있더라도 연방정부의 시각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최선의 안전운행은 방어운전이다.

미리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젠 지구전이다. 지구전이란 오래도록 상대편의 동향을 살펴가며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미국인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고 연방정부 관계기관의 통제에 잘 따르고 있다. 미국은 9.11사태를 비롯해 각종 재난 사태를 잘 이겨내어 왔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권영일 칼럼리스트/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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