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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편지] Black Lives Matter!

이민생활 속에서 종종 ‘인종차별’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우리는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감사하며 사는 적이 더 많다.
상대적으로 영어구사에 불편이 없는 이들은 인종차별을 경험하는 일도 적다. 설사 그런 느낌을 받아도 ‘항의’ 표현을 할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가졌을 때는 ‘분함’을 해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아들과 손자, 내 남자 형제와 남편 그리고 내 아버지가 경찰과 맞닥뜨렸을 때,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공포로 매일 걱정해야 한다면 내 삶의 질이 어떻게 바뀔까 생각해 본다.
반추해 보면 우리 한국인들은 이러한 차별을 경험했다. 한국의 경제성장이 세계의 주목을 받기 훨씬 전,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처지가 매우 열악했던 시절 우리도 차별을 당했다.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우리말이 있다. 우리는 그 억울함을 풀기 위해 ‘한’을 가슴에 품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일하고 저축했다. ‘나라 발전’에 대한 기여 의무를 국민으로서의 사명으로 각인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오늘의 미국사회 속 아프리칸 아메리칸에게는 수세기 동안의 노력으로도 극복하지 못한 ‘사회편견‧차별’이라는 장벽이 있다. 특히 남성 아프리칸 아메리칸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차별은 단순한 관점을 벗어나 폭력적이다. 그들은 명망있는 기자가 되고, 능력있는 비지니스맨이 되고, 변호사가 되고, 상원의원이 되고 나서도 한발짝 그들의 직장에서, 집에서 나와 길거리에 서게 되면 작게는 택시를 잡는 일에서부터 곤란을 겪는다.
경찰에게 ‘체포에 반항(Resistance to an arrest)’이라는 굴레로 언제든지 죽임을 당할 수 있는 실제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들은 말과 소 그리고 개와 고양이를 더 정성껏 다루고 돌보는 백인 노예주들로부터 짐승 이하의 삶을 강요받고 살아왔으며, 남북전쟁으로 법적인 ‘노예해방’을 맞은 지 155년이 지난 2020년에도 아프리칸 아메리칸 조지 플로이드는 벌건 대낮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며, 심지어 비디오 녹화를 하는 중에도 살해당했다. 뉴욕 프랭클린 템플턴이라는 유수의 자산운용회사의 중역인 에이미 쿠퍼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남성을 고의적으로 모함해 곤경에 빠뜨리려는 시도를 하는 등 교육과 경제적인 능력의 고하를 떠나 사회전반에 팽배한 ‘인종차별주의’적 박해를 받아왔다.
알고 보면 우리 한인들도 그들의 ‘인권운동’을 통한 희생과 고통의 눈물이 없었다면, 현재의 인권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Black Lives Matter’는 ‘우리 코리안 아메리칸의 생명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필자도 그들과 같이 눈물을 흘린다. 그들의 생명도 나의 생명도 하나님이 주신 똑같은 귀한 생명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한’의 정서를 이해하는 우리 모두, 이제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형제자매들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진정으로 위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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