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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백악관 그 방에선 무슨 일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와 여론조사 격차가 벌어져서가 아니다. 2016년에도 힐러리 클린턴에 막판까지 여론조사는 졌어도 선거는 이겼다. 문제는 정권 내부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 ‘그 일이 있었던 방: 백악관 회고록(The Room Where It Happened: A White House Memoir)’에서 공개한 트럼프 행정부의 실상은 충격적이다. 대북 외교는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려는 홍보활동”이며, 외교 선봉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뒤에선 “트럼프는 거짓말쟁이”“대북외교의 성공 가능성은 제로”라고 조롱한다고 적었다.

대통령은 자신의 각료를 믿지 못해 서로 싸우게 이간질했다. 한 번은 미국 외교의 서열 1·2위이던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성차별적 음란한 말을 하더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지어낸 말이었다고 한다.

미국 6자 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대사에 따르면 “볼턴은 누구에 충성심을 갖는 인물이 아니다.” 자신만 옳다고 믿는 인물이다. 북한·이란을 협상으로 비핵화할 수 있다고 믿지 않고 선제타격론·정권교체론 신봉자다. 그를 호전광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명성에 혹해 백악관에 기용한 건 트럼프 자신이었다.



그런 볼턴이 우크라이나 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미국 농산물 대량 구매로 대선 승리를 도와달라고 간청한 것을 포함해 러시아·터키·사우디아라비아 등에도 사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익을 앞세운 사례를 책으로 낱낱이 공개했다.

2월 의회의 탄핵심판에선 살아남은 트럼프지만 볼턴 회고록을 “거짓말”과 “불법"이란 주장으로 넘기긴 쉽지 않게 됐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측근을 못 믿어 백악관 내부를 도청한 테이프가 ‘워터게이트' 사건 은폐를 주도한 결정적 증거가 된 것처럼 볼턴의 책은 미국 보수 일부가 트럼프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존 매켄티 백악관 인사국장은 뒤늦게 볼턴 같은 배신자를 배제하기 위해 공직자 검증에 ‘트럼프 충성도’를 테스트하는 문항을 넣었다고 한다. “트럼프 선거운동 메시지에서 가장 호소력 있던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를 묻고,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 트럼프와 행정부 정책에 대해 언급한 내용도 적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국방부·국토안보부까지 전문성·경험보다 충성심 있는 낙하산 인사로 채우고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공개했다.

능력 있는 인사들은 떠나고 충성을 맹세한 인사가 빈자리를 채우는 건 정권 말기 전형적 현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내부 위기가 커질수록 한반도에 미칠 파장이 걱정스럽다.


정효식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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