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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Lee의 시시각각] “한인들의 삶도 중요하다”

몇 백년 동안 흑인들의 숨통을 막았던 미국의 시스템과 사법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불합리한 사회적 잣대를 들이대는 공권력에 대한 반발인 동시에 생명이 위협받지 않을 권리를 요구하는 운동이다.

시카고에 정착한 지 어느새 3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보건데 백인 중심의 현재 미국 시스템은 흑인뿐 아니라 모든 유색인종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Black Lives Matter(이하 BLM)’에 개인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면서 동시에 이런 운동이 진행되는 이면에서 과연 코리안 아메리칸의 위상은 어떤지 돌아보게 된다.

‘우한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초기 서버브의 한 한인 여성은 쥬얼 스토어에서 장을 보다가 백인 노인으로부터 “중국으로 돌아가라, 너희 때문에 코로나 감염이 퍼지고 있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쿵 플루’라는 인종차별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 내 감염자가 240만명을 넘고 사망자가 12만명을 훌쩍 웃돌고 있지만 다수의 백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 하듯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것을 자주 본다.



또 BLM 항의 시위대 중 일부 약탈자들이 한인 비즈니스에 끼친 물적, 정신적 손해는 생각보다 크다. 시카고 남부에서 뷰티, 의류, 신발 등을 취급하던 한인 업주들은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 현재까지 집계된 시카고 한인 비즈니스 피해 상황은 미국 내 어느 도시보다 크다.

최초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 세인트 폴과 비교해도 시카고 지역 업주들의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흑인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 여파로 한인 이민자들의 삶의 터전이 하루 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수십년 피땀 흘려 마련한 소중한 비즈니스를 송두리째 약탈 당한 우리 코리안의 삶도 중요하다.” 지난 주말 만난 한인 피해자들의 목소리다.

푸드 베스킷을 나눠주고 장학금을 전해주고 겨울이면 두터운 점퍼를 배포하면서 한흑 간의 갈등 소지를 없애고 화해와 교류를 꾀해온 코리안 아메리칸 커뮤니티를 이렇게 짓밟은 처사는 참기 어렵다는 외침이었다.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업소가 잿더미로 바뀐 한 한인업주는 끝내 눈물까지 보였다.
경찰들은 불러도 안 오고 의원 사무실에서 낮잠을 자면서 시간을 떼우는 사이 약탈은 두 번, 세 번 지속되고 급기야 방화까지 일어났다.

오랜 세월 고통과 차별을 받은 Black의 삶은 중요하다. 동시에 모든 유색인종의 삶도 중요하다. 하지만 코리안 아메리칸의 비즈니스를 망가뜨린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시카고 시와 일리노이 주가 기금을 출연, 피해 업체들을 우선 지원한다고 하지만 한인들이 이들 한인 피해 업주들의 재건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뭉쳐야 할 때다.[기획국장]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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