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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셸 박과 영 김, 그리고 미래

누가 뭐라고 해도 지난 주말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어젠다 세팅의 주인공은 모처럼 공화당이 차지했다. 민주당 지지층이 우세한 한인사회에서 공화당 행사가 관심 끌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 연방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미셸 박 스틸과 영 김 덕분이다. 두 당선인은 캘리포니아가 지역구이지만 조지아에서도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국구 스타가 됐다.

그들이 결선투표 지원차 애틀랜타를 방문한다는 소식은 벌써부터 인구에 회자됐다. 행사 당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도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인 바로 이들이었다.

공화당 후보인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을 지지하기도 했지만, 관객들 대부분 미셸 박과 영 김 당선자를 보기 위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박선근 전 대통령 아시아계 자문위원이 주최한 후원 행사에는 한인 1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평소 같으면 적은 숫자라고 할 수 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근 다시 창궐하고 있어 사회 전체가 모임이 극도로 자제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대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고무된 탓인지, 아니면 오비이락(烏飛梨落)인지, 공화당 선거캠프에서는 한인 매체를 대상으로 선거 캠페인 광고도 시작했다. 상전벽해란 말이 따로 없다. 한인사회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박·김 당선인은 이제 한인 차세대들의 롤모델이 됐다. 그들은 아직도 아메리칸 드림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사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연방의회에 입성하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 한인 하원의원이 단 2명밖에 없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한인들의 연방의회 입성 회수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주류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도 더 필요하다. 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오랜 세월 먼 길을 돌아왔고, 이제 꿈이 아닌 현실이 되었다.

두 당선인은 의회 활동을 통해 다음 세대들이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 육성하고, 그들의 멘토가 되어 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기대가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대 위의 배우들을 바라보며 감탄만 하고 있을 것인가?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번 결선투표에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다. 이처럼 온 미국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상원의원 선거는 역사상 없었다. 상원 의원을 뽑는 선거이지만 이 결과가 미국의 정치지형도를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원 100석 가운데 공화당은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했다. 공화당은 두 의석 가운데 하나만 이겨도 다수당을 유지한다. 하지만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가져가면 상원의장(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미국 정계의 풍향이 조지아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인 유권자들은 미국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이번에 연방의회에 진출한 한인 정치인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2명씩으로, 좌우 균형을 이뤘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의 한인 유권자들은 최근 견제와 균형, 그리고 새로운 변화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대선에선 트럼프에 반대해 바이든을 찍었지만, 상원 결선투표 땐 심사숙고해야겠어요.”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한 한인 유권자의 말이다. 그는 공화당원도, 민주당원도 아니다.
결선투표를 앞두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고민한다는 자체가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당의 후보가 당선되어야 자신과 가족에게 이익이 될까? 나아가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는 정책은? 올 대선에서 투표 참여의 위력을 실감한 터라 그만큼 고민도 깊어지는 것이리라. 일종의 성장통이다.

그래도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기권도 의사표시의 한 방법이지만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자유와 평등의 갈림길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한인들도 배우와 감독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객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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