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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코로나 징비록

코로나19 쇼크 1년. 충격은 크다. 176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10%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한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인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동시에 코로나 징비록(懲毖錄) 집필도 한창이다.

지난 21일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린 프랑스 사례 연구가 대표적이다.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락다운(도시봉쇄)을 결정했지만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최근 확진 판정을 받았고, 프랑스 전역에서 25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다.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곤 5월 11일부터 6월 28일까지 7주간 이어진 락다운 시기의 바이러스 전파 양상을 분석했다. 결과는 놀랍다. 촘촘한 감시망에도 확진자 10명 중 9명을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이 제시한 이유는 3가지다. 대부분의 사람이 면역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라는 게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정도로 증상이 나타나야 비로소 공식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타인을 감염시킬 정도로 증상이 악화한 환자에 대해서만 전파 경로 추적에 나섰다는 것이다.



무증상 확진이나 증상이 경미한 경우 감시망이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휴먼 에러가 감염 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조용한 전파를 낳았다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증상에도 의료진을 찾아가지 않은 확진자가 많았다”며 “증상이 확인되면 당일 의료진을 찾아가도록 권고해야 조용한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별도로 프랑스는 27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K-방역과 징비록의 원조 한국은 어떤가. 프랑스 사례는 감염경로 불명 비율이 30%에 다다른 한국이 참고할 만하다. 방역 홍보와 치료제에 집착하다 의료진 백신조차 확보하지 못한 건 뼈아픈 지점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 징비록에 빼놓아선 안 될 게 있다. 질병청 핑계 대지 말고 백신 확보는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총대를 메라. 첫째도 둘째도 백신이다. 확진자 줄었다고 정부가 앞장서 소비 쿠폰을 뿌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 실패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지 말라. 그래야 새로운 길이 열린다.


강기헌 / 한국 중앙일보 산업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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