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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모자 살해' 해결 형사 "하루도 안 잊어"

아들 바비 위트와 조명화씨의 생전 모습.

아들 바비 위트와 조명화씨의 생전 모습.

98년 아들 시신 현장에 출동
감식기법 한계 신원 확인못해
책상 밑 파일두고 매일 상기

은퇴 직전 지난달 DNA 분석
단서 잡고 마지막 휴가내 수사
"나도 아빠…잊을 수 없었다"


퇴직을 한 달 앞둔 수사관이 21년 만에 미제 한인 모자 살인 사건을 해결했다.

노스 캐롤라이나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 팀 혼(작은 사진) 수사관은 1998년 한 소년의 살인 사건을 맡았다. 미배인(Mebane)에 위치한 도로 광고판 수풀 아래서 소년의 두개골이 발견된 것이다. 시신은 심하게 부패한 상태로 나이는 8세에서 11세로 추정됐다. 하얀색 양말과 단화, 짙은 녹색 셔츠 차림이었다.

하지만 시신에는 핏자국도 없고 다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연방 실종 아동 데이터와 '실종 착취 아동센터(National Center for Missing and Exploited Children)' 등에서도 희생자와 일치하는 자료가 없었다.



혼 수사관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했지만 당시 더 이상 수사할 지점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뒤 해당 사건이 미제 사건으로 분류된 뒤 그는 사건 자료를 책상 아래 무릎 가까이에 뒀다. 그는 "파일을 가까이 둬 내가 움직일 때마다 나를 건드리도록 했다. 한 명의 아버지로서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수사 기법이 발전하면서 지난해 말 팀 혼 수사관 주도로 노스 캐롤라이나 검시소(OCME)는 DNA 연구소 파라본(Parabon)과 파트너십을 맺고 아이의 DNA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예상하지 못했던 분석이 나왔다. 희생자가 아시아와 백인 혼혈 1세라고 나온 것이다. 이제까지 수사기관은 백인이나 히스패닉계 아이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 뒤 오렌지카운티 셰리프국은 캘리포니아 유전 계보 전문가 바버러 래-벤터 박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DNA로 살인사건을 해결한 경력이 있었다.

그의 도움으로 아이의 친척이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수소문 끝에 친척을 찾았고 아이가 10세의 '바비 위트(Bobby Whitt)'라는 사실을 파악했다.

희생자는 1988년 1월 7일 출생으로 미시간 소재 군부대에서 태어나 오하이오에서 자란 뒤 노스 캐롤라이나에 이사를 와 살해를 당한 것이다.

혼 수사관은 남아 있던 휴가를 모아 지난 1월 한 달을 휴가 내 수사에 매진했다. 탐문수사 끝에 바비 어머니(조명화씨)의 존재 사실을 파악했고 그녀도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녀도 바비와 같은 해인 1998년 살해된 채 발견된 뒤 2015년 연방 실종 및 신원불상자 시스템에 실종자로 올라가 있었다.

수사관들의 합동 수사 끝에 범인은 이들의 아버지로 밝혀졌다.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아버지는 살해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한 지역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의 이름은 존 러셀 위트. 은행 절도와 총기 사용 등의 혐의로 1999년 기소돼 44년 형을 받아 켄터키주 교도소에 입감돼 있다.

팀 혼 수사관은 지난 2월 1일 경찰 제복을 벗었다.

그는 "살인 사건은 모두 가슴 아프지만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 사망사건은 더 특별했다"며 "동료 덕분에 생각지 못했던 어머니의 살해 사건도 해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희생자 조명화씨와 아이의 시신을 옛 거주지인 오하이오에 함께 묻기 위해 기부금 웹사이트 고펀드미에서 모금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후원 문의:고펀드미(www.gofundme.com/f/bobby-and-myong-whitt)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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