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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 자신 없으면 창업하지 말라"

지상중계 : 소캘K그룹 커리어 미트업

지난 20일 소캘K그룹의 커리어 미트업이 열렸다. 패널토크를 위해서 선배들이 무대에 앉았다. 왼쪽부터 이준석 이사, 박정훈 공동창업자, 이승진 매니저, 데이비드 김씨, 사회자 김선호 박사.

지난 20일 소캘K그룹의 커리어 미트업이 열렸다. 패널토크를 위해서 선배들이 무대에 앉았다. 왼쪽부터 이준석 이사, 박정훈 공동창업자, 이승진 매니저, 데이비드 김씨, 사회자 김선호 박사.

"큰 회사라 기대했는데 일 많다"
"비디오 대여 싫어 온라인 창업"
"좋아하지 않으면 창업 말아야"
"취업했다가 창업하기 어렵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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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데이비드 김 (블리자드)
이승진(구글)
박정훈(하이센스 창업자)
이준석(ODK 이사)


김선호(사회·U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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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JJ그랜드호텔에서 한인 아트/기술자 모임인 소캘K그룹(대표 김태현)이 LA총영사관의 후원으로 학생-전문가의 만남(커리어 미트업) 행사를 가졌다. 이날 모임은 취업이나 창업을 희망하는 한인 청년들이 미주내 IT기업이나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한인 선배들과의 만남이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소캘K그룹의 김태현 대표는 "현재의 자리까지 오르는 동안 이름 모를 수많은 선배들의 도움이 있었다"면서 "오늘 이 행사를 통해서 우리도 도움을 줬던 선배들 같이 후배들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샌호세 스타트업인 하이퍼센스의 박정훈 공동창업자, ODK의 이준석 이사, 구글의 이승진 매니저, 어바인 소재 세계적인 게임업체인 블리자드의 데이비드 김씨 등이 패널로 참석했고 USC 김선호 IMSC부소장이 패널토크의 사회를 봤다. 행사는 패널토크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면서 회사별 테이블로 나뉘어 돌아가면서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질의시간도 있었다. 다음은 패널토크에서 나온 얘기다.

사회자 김선호 박사: 어떻게 현재의 위치에 있게 됐는지 자신을 소개해달라.

▶데이비드 김(블리자드 시스템디자인 담당): 원래 게임광이었다. 내가 살았던 캐나다에는 게임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서 게임대회에서 수상까지 했다. 어느날 한 게임업체에서 일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고 입문했다. 나중에 블리자드에 왔고 게임디자인 개발도 회사에서 배웠다.

▶이승진(구글 매니저): 학교에서 일을 배웠다. 특히 리얼월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구글까지 들어오게 됐다. 현재도 계속 배우고 있다.

▶박정훈(하이센스 공동창업자): 우리 회사는 얼굴 표정을 트래킹하는 스타트업이다. 원래 CS전공이 아닌 수학전공이고 박사까지 받았다. 그런데 수학이 별다른 도전이 없어서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고교 동창이 뭔가 하자고 했고 얼굴 인식 기술과 관련된 스타트업을 하게 됐다. 재미가 있었지만 어설픈 시도 같아서 걱정도 됐다. 하지만 일단 앱을 만들며 무턱대고 창업했고 펀딩이 들어와 오늘에 이르렀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비전을 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준석(ODK 이사): 공부하다가 한국 드라마를 볼 일이 있는데 20달러에 몇개를 빌려다가 한참을 봤다. 그러다 빌려보는 것이 너무 귀찮았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불법사이트는 있었지만 합법적인 사이트는 없었다. 물론 당시에 훌루나 넷플릭스가 있었지만 한국드라마 콘텐츠는 없었다. 다시 말해서 내가 불편해 시작했다.

사회자: 오늘 참석한 전문가들은 IT회사나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큰 회사는 큰 울타리가 있어서 실패의 부담이 적다. 반면 스타트업은 부담은 크지만 보람이 있다. 자기 경험에 근거해 특별한 자질과 능력이 필요한지 의견을 달라.

▶데이비드 김: 게임디자인 분야는 특히 게임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 어떤 분이 우스개 소리로 "게임을 많이 하면 이해가 높지 않냐"고 했는데. 그것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는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제대로 배울 곳이 마땅하지 않다. 그래서 실제 게임을 개발해보는 것만큼 좋은게 없다. 자꾸 개발해 보면 문제점을 해결할 능력이 생긴다. 그러면 디자인도 쉽게 된다. 개발자 고용 인터뷰 때 물어보면 그런 능력이 있는지 금새 알 수 있다.

▶이승진: 체력이 뛰어나야 한다. 생각보다 일이 많다. 그래서 큰 회사에 왔다고 큰 기대를 갖고 입사했다가 어마어마한 일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엔지니어링은 문제를 푸는 능력이다. 그런데 좋아하고 하기 쉬운 것만 하다보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려서 테트리스 게임을 즐겼다. 그런데 실력이 늘지 않았다. 어느날 어떤 친구가 훨씬 잘하는 모습을 보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밤새 게임을 했고 실력이 크게 늘었다. 마찬가지다. 어려운 것에 도전해야 실력이 쌓인다. 참고로 구글에서 인턴에게는 인턴 업무를, 1년차에게는 1년차 업무를 준다. 몇달 고생하다가 해결할 때쯤 더 어려운 일을 준다. 그래야 레벨이 올라간다.

▶박정훈: 스타트업이다보니 매주 한번은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 인터뷰를 한다. 너무 추상적으로 들리겠지만 '똑똑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 일단 문제는 기초적인 쉬운 것을 준다. 그것을 어떻게 푸는 지, 기초가 튼튼한 지를 본다.

▶이준석: 창업은 버티는 능력이다.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몇년간 거의 무보수로 일하다시피 했다. 대표는 집도 팔았다. 하지만 비전을 보고 버티니까 됐다. 버티면 답이 나온다. 특히 캔자스에 거주하는 80세가 넘는 한인 노인이 손편지로 고맙다며 종이체크를 보내와 보람을 느꼈다. 요즘은 넷플릭스나 아마존을 피해서 ODK말고 ODC(중국), ODV(베트남) 사이트도 준비 중이다.

사회자: IT분야는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 10년이나 2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 특히 취업이나 창업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이 필요하다.

▶데이비드 김: 게임디자인 관련 학위로 취직이 가능하지 않다. 차라리 혼자나 그룹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는 것이 낫다. 엔트리레벨이라도 회사에 들어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회사에 어떻게든 들어가서 기회를 얻어라. 사실 이 분야는 10년이나 20년 후나 정답이 없다. 취업부터 해보고 거기서 잘하는 사람한테 배워라. 개인적으로 미래를 개척하는데 취업이 창업보다는 낫다고 본다.

▶이승진: 앞으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문제다. 그에 대한 답으로 얘기해보겠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몇가지 후회가 있다. 특히 대학시절에 졸업이 빨리 하고 싶어서 조급(?)했던 것이다. 졸업을 빨리 할 수 있는 수업을 들었다. 학점 A를 잘주는 수업이나 숙제가 없는 과목을 들었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보니 문제였다. 막상 취직을 하고 보니 내가 피했던 수업의 내용이 실무에서 쓰이더라. 안배웠기에 너무 어려워서 첫 해에 너무 어려웠다. 대학에서 안했기에 회사에서는 더 나쁜 결과를 거둘 수밖에 없다. 커리어를 제대로 만들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이것저것 해보는게 좋다. 다양한 대학클래스가 필요한 이유는 또한 뭘 잘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다른 후회는 어려서 창업기회를 버렸던 것이다. 졸업에 장애가 됐기에 그랬다. 그래서 학생일때, 신입일 때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정훈: 취업을 하면 내가 겪는 어려움을 이미 선배들이 겪었기에 해결이 쉽다. 반면 창업자가 되면 뭐든 쥐어짜내야 한다. 필요한데 모르는 분야가 있다면 고액을 주고 누군가를 스카우트해오거나 아니면 시간이 걸려도 창업자가 배워서 해야한다. 창업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인지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한다. 좋아해야 버틴다. 꿈이 있고 성공시켜보이고 싶어서 버텼다. 취업하는 것도 같다고 본다. 거기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좋아해서 하면 결국 잘된다고 믿는다.

▶이준석: 창업은 역시 갖고 있는 것을 100% 꺼내 쓰는 것이다. 반면 취업하면 대개 대우가 좋기때문에 자신의 씀씀이, 소비수준이 높아져서 창업의 길로 가기 어렵다고 본다. 창업했다가 3년만에 돌아가는 것도 봤다. 버틸 자신이 없으면 혹은 좋아하지 않으면 창업의 길로 가지 말아야 한다.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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