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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축은 인간 본성…‘내가 통제한다’ 긍정 효과도

코로라19 심리학…도대체 휴지를 왜 사재기할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자 진열대에서 보기 어려운 게 있다. 바로 휴지다. 미국, 캐나다 소매업체들은 1회 휴지 구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 일부 수퍼마켓에선 아예 휴지 제품이 바닥났다. 호주 시드니의 한 수퍼마켓에선 마지막 남은 휴지 다발을 두고 이용객들이 머리채를 잡으며 싸우는 일도 벌어졌다. 마스크나 손 세정제와 달리 바이러스 차단 기능도 없는 휴지가 왜 사재기 대상이 된 걸까? CNN방송은 10일 사람들이 휴지를 대량으로 사들이는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사람들은 상충하는 메시지를 들었을 때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위험이 다가오지만 이에 대처할 방법은 그저 손을 잘 씻는 것밖에 없다는, 위협 수위에 상응하지 않는 대책만이 남아있을 때 이런 극단적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임상 심리학자이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교수인 스티븐 테일러는 “이런 대응을 이해할 수 있지만 과한 면도 있다”며 “‘패닉’하지 않고도 준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당국의 대처가 부족해서 휴지를 사들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 대규모 격리·봉쇄 조처를 단행하자, 다른 나라 국민들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판단하에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바루크 피쇼프 카네기멜런대 공학공공정책부 교수는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주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앞으로 휴지가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재기 관련 뉴스가 실제 사재기를 더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뉴스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텅 빈 진열대 사진을 본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자신도 사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는 의미다. 테일러 교수는 “사람들은 사회적 동물이라, 다른 사람을 보면서 무엇이 안전하고 위험한지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며 “사재기를 목격하는 것은 공포가 전염되는 효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위험을 앞두고 물건을 비축하는 것은 인간 본성에 기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고 CNN은 전했다. 프랭크 팔리 템플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코로나19가 일종의 생존주의 심리를 낳아, 사람들은 집에서 최대한 오래 지내기 위해 필수 물품을 비축하고 있다”며 “휴지도 필수품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휴지를 사면서 자신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안도감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람들은 전염병 창궐 와중 무력감을 느끼자 물건을 비축하면서 통제감을 되찾는다고 피쇼프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휴지를 구매하는 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는 느낌을 주고, 코로나19 외 다른 생각을 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며 긍정적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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