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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패닉…한 달 새 28% 대폭락

대통령 진화·2000억불 유동성 공급 등 백약이 무효
12일에도 10% 급락,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
다우 2만선 붕괴 초읽기…401(k) 불안감 증폭

뉴욕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코로나19 공포로 패닉에 빠졌다. '검은 월요일'에 이어 사흘 만에 또다시 '검은 목요일'이 덮친 증시는 이제 다시 개장하기 무서울 정도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미국과 유럽 증시는 예외 없이 10% 선의 급락세를 겪었다. 특히 뉴욕증시는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날로 기억되는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진화에 나섰고, 장중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소방수로 나서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도 시장 부양책을 내놨지만, 공포에 질린 투자 심리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은퇴에 대비해 401(k)와 개인은퇴연금(IRA)에 투자해둔 개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액을 줄이거나, 조기 인출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충격에 빠진 월가

12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352.60포인트(9.99%) 하락한 2만1200.62에 거래를 마쳤다. 정확히 한 달 전 2만9551.42로 사상 최고점을 찍으며 3만 고지를 바라봤던 다우지수는 28% 이상 급락하며 2만 고지 사수도 버거운 처지가 됐다.

특히 지난 9일 2013.76포인트(7.79%) 급락한 뒤 사흘 만에 또다시 2000포인트를 웃도는 대폭락 장세를 연출한 것이다. 주요 경제 매체들은 1987년 블랙먼데이(-22.6%) 이후 하루 기준으로 33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60.74포인트(9.51%) 내린 2480.64에, 나스닥지수는 750.25포인트(9.43%) 내린 7201.80에 각각 마감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개장한 뒤 5분 만에 7%대로 낙폭을 키워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이후 거래가 재개됐지만, 낙폭은 더욱 커졌다.

장중 연준은 오버나이트, 기간물 운용을 통해 1980억 달러 규모의 단기자금을 지원하는 유동성 공급책을 내놨지만, 효과가 없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수석 경제 자문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있다며 "우리는 다시 돌아오겠지만, V자형 반등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시장 차트는 U자나 L자가 될 것이고 회복이 시작되기 전 저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증시 '최악의 하루'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유럽발 미국 입국 금지' 조치에 유럽증시도 초토화됐다. ECB는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일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지만, 기준금리를 0%로 동결하면서 '마이너스'를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87% 급락한 5237.48로 거래를 마치며 1987년 이후로 하루 낙폭으로 최대를 기록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12.24% 내린 9161.13을 기록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역시 12.28% 떨어진 4044.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의 FTSE MIB 지수도 최대 낙폭인 16.92% 급락한 1만4894.44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권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장중 한때 5% 이상 폭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8년 5개월 만에 발동되기도 했다.

▶유가, 금값도 하락세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폭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5%(1.48달러) 하락한 3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장중 30.02달러까지 밀리면서 30달러 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놔 원유 수요를 한층 옥죄며 특히 미국-유럽 항공노선이 중단되면 하루 60만 배럴의 항공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안전자산 선호로 올라야 할 금값이지만 이날 뉴욕시장에서는 3% 이상 급락했다.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52달러(3.2%) 하락한 1590.30달러로 마감했다. 시장은 유럽으로부터 미국 입국 금지 결정이 현금 확보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증시 호황 이득 다 날려

CNBC는 이날 폭락한 장세를 분석하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급등했던 주요 지수의 상승분이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광범위한 시장 지표로 사용되는 S&P500 지수는 대통령 당선 이후 최고 58% 올랐던 것이 12일 현재 18%로 떨어졌고, 취임 이후로 비교하면 상승률이 12%로 낮아졌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은 2016년 대선 이후 늘었던 뉴욕증시의 전체 시가총액 가운데 11조 달러가 최근 한 달 사이에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단적으로 지난달 19일 35조 달러였던 것이 12일 현재 23조8000억 달러로 줄면서 2016년 1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설명이다.

▶401(k), IRA 운용 대처법

당연히 401(k)와 IRA도 타격을 입었지만, CNBC는 1997년 이후 401(k) 적립금 규모가 16배 증가했다며 시황에 흔들리지 말 것을 강조했다.

로보 어드바이저 파이낸셜 기술 회사인 베터몬트의 애덤 그릴리시 투자 디렉터는 "언제 시장이 좋아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1993~2013년 S&P500의 연 평균 수익률은 9.2%였던 점은 기억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기 인출은 2중, 3중의 피해를 낳는다. 59.5세가 되기 전에 인출하면 소득세에 10%의 페널티가 부과된다. 또 이후 은퇴계좌 불입에 따른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없게 된다.

CNBC는 은퇴계좌를 정리한 투자자 중 3분의 1가량이 감정적으로 결정하고 후회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앤 해리스 매니지먼트 그룹의 제닐리아 해리스 대표는 "여유가 된다면 오히려 투자액을 늘리고, 그래도 불안하면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성 연금으로 갈아타는 것이 낫다"며 "재정 전문가와 만나 상담하고 투자처를 재점검하는 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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