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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물 지연 우려…“배송 센터에 그냥 두고 가라”

USPS 신임 국장 편지 논란
민간 업체와 힘겨루기 분석도
“소비자가 피해 떠안으면 안 돼”

코로나19 재확산 위기 가운데 우편물 배송 지연 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연방우정국(이하 USPS) 신임 국장 루이스 드조이가 지난 13일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한장에서 비롯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 이 편지를 입수, “우편물 배달 지연을 포함, USPS의 운영 체계 변화를 알렸다”고 보도했다.

편지 내용은 ▶오버타임 금지 검토 ▶우편물 배달 차량의 주차 지점 재설정 검토 등으로 비용 절감 등을 통한 USPS의 ‘생존'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우편집배원들은) 만약 배달이 지연될 것 같으면 우편물을 배송 센터에 그대로 두고 다음 날 가져가라”는 내용이다. 이는 내부 논란으로까지 이어졌다. 우편집배원들은 배달 일정을 정확히 지키기 위해 담당 구역의 편지와 소포 등을 배송 센터에 남겨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USPS 직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미국우편노동자조합(APWU) 마크 다이몬스테인 대표는 “팬데믹 상황에서 소포나 우편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초과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더구나 우편집배원이 (배송 센터) 바닥에 남은 우편물을 그대로 두고 나오는 것은 상당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운영 방침 검토 이면에는 USPS와 민간 업체 사이의 힘겨루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6월 임기를 시작한 드조이 국장은 전형적인 사업가다. 그는 부임 전 물류업체 ‘뉴브리드 로지스틱스’의 최고경영자였다. 드조이 국장은 기업인으로서 활동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USPS의 배송 업무 위탁료가 너무 낮다고 지적하며 이를 이용하는 아마존에 각을 세워왔다. 심지어 "USPS는 배송 가격을 4배 인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USPS의 우편물 지연 가능성 메시지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민간 업체를 압박, 배송비 인상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USPS의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민간 부문 경쟁 업체들이 자체 배달망을 구축하게 되면 USPS가 더욱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USPS의 운영 상황은 심각하다. USPS에 따르면 지난 4~5월 사이 보통 우편(first-class) 물량은 20% 가까이 감소했다. 광고성 우편물이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이 역시 절반가량이 줄었다. 반면, 팬데믹 상황에서 지난 5월 소포 배달이 60% 이상 급증하면서 가까스로 재정을 메꾸고 있다.

USPS가 변화를 원하는 것일까, 민간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일까. 드조이 국장은 의미심장한 문장을 편지에 적었다. 그는 “이 정보를 받는 직원은 반드시 기억하라. 당신은 우리가 다시 힘을 합쳐 일하는 데 있어 성공을 위한 필요불가결한 존재"라고 썼다.

토런스에서 배송 업체를 운영하는 김영배 씨는 “USPS의 재정적 어려움과 트럼프 대통령과 아마존 사이의 대립각이 앞으로 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볼일”이라며 “다만 그로 인한 피해를 소비자가 떠안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USPS는 미국 내 국민 소통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전국 우체통 숫자만 2100만 개, 직원은 60만 명이다. 이동 차량은 21만8000대로 세계 최대 규모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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