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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스토리] 잃어버린 지갑…♥로 돌아오다

발신인이 누구인지는 없다. 하트 표시만 봉투(왼쪽 사진)에 그려져 있다. [김영계씨 제공]

발신인이 누구인지는 없다. 하트 표시만 봉투(왼쪽 사진)에 그려져 있다. [김영계씨 제공]

김영계씨 마켓서 분실
익명 발신자 되돌려 줘
"저도 베풀며 살랍니다"


김영계(LA)씨는 지난 12일 부에나파크 한인마켓 H마트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 앞이 깜깜했다. 지갑 안에는 면허증은 물론 영주권, 소셜카드까지 들어있었다.

게다가 팬데믹 기간이다. 가주차량국(DMV), 가주소셜서비스국(CDSS). 이민서비스국(USCIS) 등의 업무가 원활하지 않다. 분실된 신분증들을 재발급 받기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지갑’에 담긴 의미였다. 김씨는 “아내에게 가장 미안했다. 결혼하고 나서 아내가 처음으로 사준 선물이 이 지갑”이었다며 “그런데 지난 14일 누가 보냈는지 모르는 우편물 하나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우편물 겉면에는 발신인의 주소가 없었다. 대신 ‘하트(heart)’ 모양 하나만 그려져 있을 뿐이었다. 김씨는 영문도 모른 채 우편물을 뜯어봤다. 그 안에는 잃어버렸던 지갑이 들어있었다. 지갑 안에 있던 면허증, 영주권, 소셜카드도 모두 그대로였다.

김씨는 “감사한 마음을 너무나 표현하고 싶은데 주소가 없어서 이 마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씨는 본지에 “요즘 다들 너무나 힘들다 보니 ‘나’ 외에는 다른 사람 생각을 못하고 살게 되는 것 같다. 당연히 내 물건과 신분증이 남용될 줄 알았는데 은혜로운 선물을 받게 됐다”며 기뻐했다. 김씨는 또 “이렇게 본인의 돈까지 들여 빠르게 보내주신 것도 감동이다. 베푸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다시 배운 것 같다. 이 은혜를 잊지 않고 나 역시 다른 이들에게 베풀며 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이 시들한가. 사회는 아직 따뜻하다. 여전히 살만한 세상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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