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경제학] 비트코인 사야하나?

김세주 / Kadence Advisors, LLC

돈에 대한 일반의 변화를 끌어낸 계기
당장 투자 위험하나 블록체인은 매력적

비트코인은 지난주 4300달러대에서 사흘 만에 3000달러로 폭락했다가 다시 또 하루 만에 4000달러대로 반등했다. 하루 등락의 폭도 어마어마하고 올해 초반에만 해도 1000달러대에 머물던 가격이 갑자기 세 배, 네 배로 뛰니까 그동안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투자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최근 한 달 사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가상화폐이고 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만 알지 과연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알다시피 비트코인은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이다. 가장 특이한 점은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 화폐는 각국 정부에서 통화량을 정하고 발행, 유통하지만 비트코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화폐 발행과 유통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비트코인의 생성과 거래에 관해 먼저 알아야 한다. 비트코인은 2009년 처음 만들어진 일종의 P2P 프로그램이며 누구나 접속하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다.

계정, 혹은 지갑이라고 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가상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을 중간에서 관리해주는 기관이나 중앙 서버가 있는 게 아니고 가입자 모두가 각각의 서버가 되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서 비트코인 마을에는 누구나 출납장부가 있는데 모두가 공동으로 출납을 기록하기 때문에 은행이나 국가의 관리가 필요없이 금융거래를 서로 관리해주는 것이다. 기록은 없어지지 않고 매 10분마다 비교, 대조하기 때문에 조작이 어렵다. 제일 먼저 거래의 기록을 하면 일정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몹시 어려운 암호를 풀어야 한다. 암호를 풀면 블록이라는 것이 생성되는데 각 블록은 사용자들의 거래내역, 이전 블록데이터, 문제난이도, 화폐발행 내역 등의 정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블록은 거래가 생길 때마다 늘어나 블록체인을 만들게 된다. 이런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의 장점은 블록체인이라는 구동방식으로 인해 사실상 위조가 어렵고 보안유지가 용이하다. 더불어 매 10분마다 업데이트가 되기 때문에 전세계 24시간 네트워크에 접속만 하면 이체가 가능하다. 또한, 거래내역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투명하게 관리가 되며 각 거래자는 신원을 밝힐 필요가 없어 익명성이 보장된다.

기존의 화폐는 정부에서 돈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관리를 하지만 비트코인은 철저하게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은 철저하게 시장의 원리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가격이 폭락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막아 줄 백업이 없다.

모든 국가는 자국의 통화가격의 급격한 변화를 막기 위해 일정량을 사들이고 파는 등 시장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그것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 그래서 일전에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에 대한 제재를 가했을 때 가격이 폭락했던 것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특성상 국가에서 전면 금지를 한다고 해도 개인이 해외에서 거래를 하는 것까지는 밝혀낼 수가 없으므로 비트코인 이하 비슷한 가상화폐들이 영원히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화폐나 은행 거래의 변화가 비트코인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을까라고 본다.

비트코인은 아주 위험한 투자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과 급락의 위험은 차치하더라도 금융시장에서 이러한 대체환이 보편화되는걸 위협으로 느낄 때 정부에서 전반적인 제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방식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본다. 향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금본위제에서 화폐가 생겼듯 돈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시작점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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