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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주 칼럼]커밍스의 졸작이 386세대에 미친 해악

1980년대 초 한국전쟁을 잘못된 시각으로 펴낸 졸작 ‘한국전쟁의 기원’(The Origins of the Korean War)으로 1980년대 대학가와 진보 진영에 한국 전쟁에 대한 수정주의적(Revisionist) 관점을 불어넣은 장본인인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가 30년 만인 2013년에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남침(南侵) 유도설’의 잘못을 고백했다. 그는 1981년과 1990년에 각각 펴낸 저서 ‘한국 전쟁의 기원’ 1, 2권을 통해 한국 전쟁이 미국의 남침 유도 때문에 일어났다는 수정주의적 사관(史觀)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기존 한국 전쟁 연구에 큰 충격과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37개월간의 처참한 전쟁 끝에 너무도 많은 피의 대가로 대한민국은 지켜졌다. 67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현실은 조국을 피로써 지킨 이들에 대한 존경보다는 학문적으로 이미 한물간 수정주의적 시각이 판을 친다. 북한의 전쟁박물관에는 소위 북침설의 근거로 해주 지역에서 한국군의 대규모 공격을 표시한 지도를 걸어 놨다고 한다. 국내외 좌편향 지식인들은 이 북침설을 수용하여 한국전쟁을 분석해 왔다. 이러한 수정주의 이론이 한국에 열풍을 일으킨 것은 커밍스 교수가 쓴 ‘한국전쟁의 기원’ 이란 책이 소개되면서부터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80년대 한국의 좌편향 386 젊은이들은 기성세대의 말보다 커밍스의 파격적인 시각에 열광했다. 커밍스는 전쟁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 좌익에게는 지금도 한국전쟁에 대한 커밍스의 시각이 뿌리 깊지만, 학문적으로는 이미 한물간 이론으로 한국전쟁의 책임에 관한 것은 명백히 드러나 있다.

수정주의 이론이 무너지는 계기가 된 것은 냉전붕괴였다. 냉전이 붕괴하자 소련의 관계자들은 진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소련의 비밀자료들이 공개되면서, 커밍스의 이론은 빛을 잃게 된다. 보수와 진보에 대하여 영국의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 남긴 명언이 있다. “철없는 20대에 진보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것이고, 철들은 40대에도 보수 아닌 진보가 계속되면 뇌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한번 진보는 영원한 좌파라고 여기고 있는 것이 문제다.



1994년 6월 러시아 정부는 216점의 한국전쟁 관련 자료를 한국 측에 제공했다. 한국전쟁은 북한과 소련, 중국의 합의로 치밀하게 계획된 침공이었다는 점이 낱낱이 밝혀지게 되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커밍스의 오도된 책이 반미시위의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커밍스의 오류는 지금도 좌편향된 486세대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수정주의를 제창한 커밍스 교수도 오류를 인정한 마당에 20년~30년이 지난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독버섯처럼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김일성은 독립운동을 하지도 않았고, KGB의 요원이었다는 구소련의 외교문서들이 속속 밝혀졌다. 커밍스 교수가 이처럼 자신의 수정주의 사관을 수정하게 된 데는 미국과 소련의 비밀문서 공개가 큰 영향을 받았다. 철없던 시절은 이제 지났으니 한국의 진보 좌파들도 이젠 철들기 바란다.


유흥주 / 한미자유연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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