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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무어의 위선…‘트럼프 공화당’의 한계는 어디인가?

성추문에 ‘가짜뉴스’ 조작 시도까지 정치 드라마 각본처럼 극적이었던 12일 앨라배마 연방상원 선거는 ‘트럼프 공화당’의 도덕적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선거였다.

로이 무어 후보가 지난 9월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당시만 해도 이번 선거는 사실상 결론이 난 것으로 여겨졌다. 전국적으로 ‘반 트럼프’ 정서가 만만치 않다지만, 뿌리까지 공화당이 잡고있는 앨라배마만큼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무어 후보는 ‘개신교 복음주의 전사’를 자처하며 법관윤리를 대놓고 어기는 바람에 주 대법원장직에서 두 차례나 파면을 당했고 입을 열 때마다 각종 논란거리를 몰고 다녔지만, 앨라배마에서만큼은 그의 기행이 정치적 자산으로 여겨져왔다.

그런 무어는 그가 30대 초반 카운티 검사일 당시 10대 중반의 소녀들을 사귀었거나 성적으로 추행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가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어 무어 자신이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아이들과 데이트했다는 과거 발언이 공개됐고, 40년간 피해를 숨겨왔다는 한 여성이 14세일 때 무어에게 성폭행 당할 뻔 하고 침묵을 협박당했다며 정황적 증거까지 공개하자, 전국공화당(RNC)과 심지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마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무어는 자신의 과거 발언에도 불구하고 아동 성추행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워싱턴포스트가 ‘가짜뉴스’라고 외쳐댔지만, 유명 보수 논평가와의 인터뷰에서는 “한번도 어머니에게 허락을 받지 않은 아이를 데이트 한 적이 없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놔 자기 발등을 찍고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연방상원이 가까스로 세재개혁안을 통과시키자, 취임 후 1년만의 첫 입법 승리가 눈에 들어온 트럼프 대통령은 무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모든 게 “가짜뉴스”라며 트위터에서 열을 올렸다. 수십명의 여성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 대통령이 아동 성추행 의혹을 사실상 인정한 이른바 ‘복음주의’ 정치인을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게릴라 보수단체가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접근해 실제로 무어에 대한 가짜 피해를 주장하려다 오히려 포스트의 검증 과정에서 책략이 탄로나자, 포스트의 성추행 의혹 보도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전국공화당은 이에 개의치 않고 입장을 180도 뒤집어 무어 지지를 선언했고, 폭로가 터져나온 이후 수백명 이상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기자들과의 접촉을 절대 삼갔던 무어 후보는 12일 의기양양하게 말을 타고 투표소에 나타났다.

무어의 사퇴를 촉구해온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의원은 “무어의 당선은 민주당에게 ‘끊임없이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며 “무어가 선출되면 무어가 가진 모든 정치적 짐도 모두 우리의 몫”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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