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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모든 아버지들을 응원합니다!

2월 1일 공연을 준비하는 <아빠밴드-희노애락>

새로운 희망을 안고 ‘이민’을 선택했지만 삶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사람들도 언어도 낯선 도시에서 나의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고, 겨우 찾은 일자리도 며칠 쉬기라도 하면 당장 ‘이번달은 또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한숨이 나온다.

‘대체 내가 여길 왜 왔지? 무엇을 바라고 온거지? 내가 생각했던 이민 생활은 이게 아닌데…’ 아무리 되새겨봐도 해답은 찾을 수 없다. 그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내 가족들을 위해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나의 가족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한다.



가족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에 힘들어도, 속상해도 내색할 수 없다.
흔들려도 안된다. 그래서 아버지는 고독하다.

외롭고 고독한 아버지를 위한 응원의 노래를 준비했다.

팍팍한 삶에 지친 아버지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다섯명의 평범한 아버지들이 자리를 마련했다.

그 주인공은 밴쿠버 4-50대 가장들로 구성된 ‘아빠밴드-희노애락’이다.

아빠밴드에서 드럼을 맡고 있는 정명훈씨는 “지금 멤버들은 재작년 ‘봄의 친구들’이라는 공연을 통해 만났다.

그 중 그룹사운드 음악에 관심있는 이들이 모여 아빠밴드를 구성하게 됐고, 삶에 지친 아버지들을 위해 공연을 마련했다”며 “우리들도 한 집안의 가장이기에 그 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공연 취지에 대해 소개했다.

각자 생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취미인 ‘음악’으로 공연까지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팍팍한데 무슨 노래냐고 가시눈을 뜨고 쳐다보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순전히 음악자체가 좋았고, 그 음악으로 인해 삶의 활력도 얻었다.

리드 보컬을 맡고 있는 김대근씨는 “음악을 하면서 제일 좋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어서 좋고, 내가 기분이 좋으니 집안 분위기가 좋아졌다. 일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음악으로 풀어 버리니까 집에 가서도 더 잘하게 된다. 이 모든것이 가족의 든든한 후원이 있기에 가능했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족의 고마움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한다.

전자 기타를 맡고 있는 김대경씨 역시 “이민 생활 12년째다.

다들 비슷하겠지만 육체적인 노동을 하며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집에 가면 혼자 쉬기 바빴다. 그렇게 매일 매일 똑같은 세월을 보내다 보니 남는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미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공연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본업은 아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그들의 얼굴에는 소풍을 앞둔 어린 꼬마에게서나 볼 수 있는 적잖은 흥분과 설레임이 묻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일주일에 두 번, 퇴근 후 밤늦도록 연습을 해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고 다음 연습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또, 자신들이 느끼는 행복 바이러스를 다른 아버지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키보드를 맡고 있는 조동욱씨는 “우리 밴드 목표가 좋아하는 음악을 즐기면서 행복을 찾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싶고, 만약 수익이 생긴다면 좋은 곳에 기부를 하고 싶다”며 “우리 스스로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니 만큼 우리의 바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고, 우리 밴드로 하여금 이 시대 아버지들이 또 다른 삶의 목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70년대 초부터 80년대 말까지 7080세대가 즐겨들었던 곡들로 꾸며진 이번 공연에는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이 마련된다.

베이스를 맡고 있는 박영배씨는 “아버지란 가족들에게 좋은 가장으로 기억되기 힘들지만, 그래도 책임을 다해야 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가족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하는 삶, 그것이 아버지의 인생”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나의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아버지로서의 삶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조현주 기자 sophy228@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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