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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검사 멀쩡한데 요통, 마음의 병 탓이죠

스트레스로 생기는 '신체화증후군'

# 이순옥(62·가명)씨는 10개월 전부터 허리통증에 시달렸다. 디스크에 문제가 있나 싶어 CT·MRI 검사를 했지만 별 이상이 없었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아도 소용이 없었다. 원인은 없는데 증상은 심해지니 답답했다. 최근엔 복통·두통·어깨통증까지 생겼다.

처음엔 관심을 가지던 가족들도 점점 꾀병이라고 생각하는지 "이제 아프다는 소리 좀 그만 하라"라는 말까지 했다. 하도 억울해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갔더니 다름 아니라 '신체화증후군(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 질환을 일으키는 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1년 전부터 며느리와 함께 살게 됐는데 할 말을 참고 살다가 병이 된 것. 마음의 병이란 것을 알게 된 후부터 몸의 통증이 절반으로 줄었다.

# 김모(45)씨는 얼마 전부터 심장이 조여오는 듯한 가슴통증을 느꼈다. 심근경색 전조 증상인가 싶어 종합건강검진까지 받아봤지만 아무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김씨는 내과 전문의의 추천을 받아 정신건강의학과로 바꿔 진료를 받은 후에야 증상을 치료할 수 있었다. 직장 내 진급 시험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데다 후배들에 비해 컴퓨터 작업 실력이 떨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 심리 치료를 받으면서 진급 욕심 대신 건강 회복에 신경을 쓰다 보니 통증이 서서히 사라졌다.

만성통증 환자 15% 정신질환 원인



정신적 스트레스가 허리통증·복통·암 등 신체질환의 주요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최근 의학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른바 '신체화증후군'이다. 보통 복통·요통·두통 등은 음식을 잘못 먹거나 유해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또는 상해를 입었을 때 나타난다.

하지만 신체화증후군 환자에겐 명확한 원인이 없다. X선 검사·내시경·MRI까지 찍어봤는데도 별 문제가 없는데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건강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의 26%, 만성통증 환자의 15%가 스트레스 등의 정신질환 때문으로 나타났다.

신체화증후군은 주로 통증 질환으로 나타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분노를 억누르는 등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교감신경(심장 박동을 빠르게 하는 역할)이 활성화된다.처음에는 아드레날린이라는 신체 방어물질을 내보내 업무 효율을 높이기도 한다.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는 사람마다 다르다. 기질적으로 약한 부위에 나타난다. 주로 허리·어깨·무릎 등에 나타나지만 엉뚱한 곳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새끼발가락이 너무 아픈데 병명을 찾지 못해 온갖 검사를 다 하다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좋아진 사람도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암·심장병으로 이어지기도

복통·속쓰림·설사 같은 위장관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의 사례도 있다. 식도·위·장 등 소화기계는 뇌와 직결돼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진짜 일어나는 일이다. 스트레스나 화병이 생기면 위산이 역류하고 식도염·위염이 생긴다.심할 경우엔 암이나 심장병 등으로도 치닫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기간이 짧으면 몸이 잠시 나빠졌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만성이 되면 되돌아오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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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막으려면
주먹 쥐었다 펴기, 동료들과 수다, 심호흡 좋아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화 질환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실천 가능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한다.

첫째는 나만의 스트레스 ‘변환기’를 장착하는 것이다. 똑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있어도 어떤 사람은 가볍게 넘어가고 어떤 사람은 심각한 신체 증상을 겪는다. 사람마다 갖고 있는 ‘스트레스 거름망’ 차이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의미를 부여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예컨대 ‘이 스트레스는 내 성장에 꼭 필요한 거야’ ‘나를 더 강하게 하려는 신의 의도야’라는 식으로 유리한 의미를 해석한다. 아니면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사람도 있다. 자체 스트레스 거름망이 있는 것이다.

둘째는 이완법(점진적 근육 이완법)이다. 간단해 보이지만 강력한 효과가 있다. 먼저 이완을 하려면 몸을 한껏 수축해야 한다. ▶손·팔 ▶머리·얼굴 ▶가슴·등·어깨 ▶배·엉덩이 ▶다리·발 순으로 나눠 부위별로 10초간 강하게 힘을 준 다음 20초간 서서히 이완한다.

머리처럼 실체 수축이 쉽지 않은 부위는 상상으로라도 수축한다고 생각하고 힘을 준다. 주먹을 꽉 쥐다가 서서히 풀었을 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편안함을 느낀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머릿속으로도 해당 부위가 완전히 이완됐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각 부위를 다 시행하면 10여 분쯤 걸린다. 호흡 이완법도 좋다. 심호흡을 하고 끝까지 내쉰다. 들이마시는 것보다 내쉬는 게 더 중요하다. 공기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뺀다는 생각으로 길게 내쉰다.

셋째는 ‘수다’다. 스트레스에 대해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뇌의 각성도가 훨씬 떨어진다. 단, 대화 상대를 잘 골라야 한다. 자신과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 또는 성향이 잘 맞지 않는 사람과 얘기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같은 처지, 경쟁관계가 아닌 동료들과 불만사항을 얘기하거나 배우자 뒷담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말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정리되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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