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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바이러스와 인간관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고 있다. 드라이브스루에서 기다리는 자동차도 몰라보게 짧아졌고 사망자도 줄어들고 있다. 면역 당국은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바이러스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감염된 사람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누군가를 만나니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닌 듯이 보인다. 이런 강한 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해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람에게 있어 전염병은 예전에 사스나 메르스도 있었다. 하지만 가축에게 있어서 전염병은 2010년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사태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그때마다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 하였으며 작년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여 전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예방적 차원에서 강화도의 모든 돼지를 비롯하여 경기 이북 지역의 돼지들을 모두 살처분했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원래 그렇게 유기체에 두려운 존재는 아니었다. 인류 역사를 통해 흑사병이나 콜레라 또 스페인 독감과 AIDS, 에볼라와 같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경험하면서 바이러스가 무서운 존재라고 여기게 되었다. 하지만 AIDS를 유발하는 HIV(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는 원래 숙주였던 원숭이에게서는 아무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또 에볼라 바이러스도 그들의 자연 숙주였던 박쥐에게는 아무런 증상도 유발하지 않으며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자연 숙주인 철새들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어도 건강하게 살아간다.

바이러스는 자기들의 자연 숙주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면 자기들의 거처가 없어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경우 상호 적응하여 큰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간다. 그래서 자연의 모든 유기체에는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감염되어 있어도 건강하게 살아간다. 인간에게도 바이러스가 없는 것이 아니다. 폐에만도 170여 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 하지만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하게 살아간다. 그렇기에 바이러스 자체가 두려운 존재는 아니다.

그럼 왜 심각한 코로나19와 같은 사태를 겪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이러스와 유기체가 오랜 시간 서로 관계를 맺어온 경우 서로에게 큰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적응해 가지만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기체와 접하게 되는 경우 서로에게 적응하는 방식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인류에게 전염병이 나타난 것은 동물을 가축화해서 인간 주변에 동물들을 사육하면서였고 이후로는 문명끼리 교류하거나 밀림 등 자연 서식지를 파괴하며 인간에게 전파된 것이다. 코로나19도 중국에서 박쥐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를 자기의 자연 숙주와 평화롭게 살도록 놔두면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러한 평화로운 관계를 인간이 깨뜨리면서 다양한 전염병들이 발생한 것이다. 많은 과학자는 지금의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것은 인류가 열대림을 파괴하고 기후 온난화를 야기함으로 인하여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바이러스도 변이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넘어 바이러스들 그리고 자연의 생명체들 또 환경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볼 때이다.




양주희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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