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순간 검은 숲 하늘
하늘이 불길에 휩싸였다사방 천지 불기둥이 일어서고
사방 천지 불길이 번진다
저녘 하늘에 걸린 구름
욕망의 파묻힌 조개탄들이다
사이사이로 치솟는 저 붉은 기운들
누가 감당할 것인가
넋놓고 바라보는 이들의 눈 속에서 이글거린다
눈들이 까맣게 타 들어간다
퇴근 길 차 밀리는 고속도로는
줄줄이 이어진 독방 속 하염없는 수행처
눈앞의 장엄을 바라보며 싫건 좋건
저마다 하루의 고뇌를 소각한다
화염 속에 피어나는 크고 작은 화염이
사방에서 일어선다
이 길을 벗어나면 내일은 순수로
가득 할 것이다
한 순간 검은 숲 하늘
절정인 듯 타오르고
어느새
하늘은
어둑어둑해진다
엄경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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