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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거리 언니, 40년 만에 찾았다

한인 입양인 자매 미선·미경씨
각각 존스크릭·캔톤 시 거주
“DNA검사 후 우연히 존재 확인”

평생 서로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DNA 검사를 통해 재회했다. 입양인 자매는 불과 40분 거리에 살고 있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40년만에 재회한 애틀랜타 한인 입양인 자매의 감동적인 이야기다. 최근 애틀랜타 저널(AJC)은 이들의 스토리를 보도했다.

존스크릭에서 11년째 살고 있는 재닌 드주배니(Janine Dzyubanny, 42·한국명 한미선)는 어렴풋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다. 양부모가 16살 때 보여준 입양 기록 속 자신의 이름은 이미희. 1970년대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친부모는 영아였던 그를 길거리에 유기했다고 적혀있었다. 입양 부모와 오빠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는 그는 “한국의 친부모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결혼 후 엄마가 되면서 혹시 유전병이 있을까 하는 궁금함 때문에 지난 6월 ‘23앤미’라는 업체에 DNA 검사를 의뢰했다. 그리고는 언니의 존재를 확인하게 됐다.

언니의 이름은 제니퍼 프랜츠(Jennifer Frants, 43·한국명 한미경). 2살이 되기 전에 뉴욕으로 입양됐다. 지금은 남편과 존스크릭에서 40분 캔턴(Canton)에서 살고 있다. 제니퍼의 남편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DNA검사 키트를 선물했다. 올 1월 받아본 검사 결과에서 다행히 유전병은 발견되지 않았고, ‘가족’란에 오촌 정도로 보이는 인물들이 있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그는 별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월 제니퍼는 뜬금없는 이메일 2통을 연달아 받았다. ‘23앤미’라는 업체에서 온 이메일에는 “재닌 드주배니’라는 인물이 당신의 자매인 것으로 보인다. 그와 47.9% DNA가 같다”라고 쓰여있었다. 운명적인 만남의 시작이었다. 곧이어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재닌이고 방금 당신이랑 저랑 자매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라는 이메일도 받았다.

재니퍼는 이메일을 받은 직후에 대해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메일을 주고 받은 자매는 결국 6월 만남을 통해 친자매인 것을 확인했다. 불과 40분 거리의 언니, 그리고 동생을 40여년 만에 만난 것이다.

그런데 왜 출생 이름이 달랐을까. 두 자매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입양기관에 문의했고, 동생 재닌의 기록이 다른 아기와 바뀌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재닌의 양부모가 ‘이미희’라는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으나, 절차가 마무리 되기 전 아이가 사망했고, 한국의 입양기관이 재닌의 부모에게 이 사실을 말하지 않은 채 ‘한미선’이라는 아이를 비행기에 태웠다는 것. 18개월의 한미경과 5개월난 한미선은 1976년 8월 23일 같은 날 보육원에 버려졌다. 이들의 부모는 미혼이었으며 공장 노동자로 만났다. 우유를 살 돈이 없어 딸에게 전분 탄 물을 먹여야 할 만큼 경제 상황이 열악했다고 기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0년 만에 서로를 찾은 자매는 다른 환경에서 자랐지만 놀랄만큼 공통점이 많았다. 두 자매가 모두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었고,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의 애완견을 키우고 있었다. 또 애틀랜타로 이주한 시기도 비슷하고, 같은 해에 딸을 출산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함께 알고 있는 지인들도 상당수였다고 AJC는 전했다.

재닌은 “정말 흥미롭고 특이한 공통점이 있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만날 운명이었던 것 같다”며 “형제나 자매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늘 있었지만, 벌써 42년이 지났다. 우리 삶의 전반전은 자매없이 살아왔지만, 남은 절반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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