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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자존심과 신독(愼獨)

등뼈가 인간의 몸을 반듯하게 받쳐주듯이 자존심은 인간의 품위와 위엄을 유지시키는 근간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따른 일관된 일련의 행동으로 나타나는 게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흔히 자기의 존재가치나 소유물 또는 행위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을 뜻하는 영어인 프라이드(pride)로 번역된다. 그러나 자존심은 긍정적인 의미가 큰 단어임에 반해서, 프라이드는 자신을 남에게 내세우고 싶어 하는 뜻이 두드러진 탓에 흔히 교만이나 자만의 단어로 번역된다.

성경에서 “프라이드”는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인간의 상태로써 모든 죄의 근본이라고 지적될 만큼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다. 따라서 자존심은 자신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뜻하는 의미의 영어 즉 자신을 향한 존경(self-respect)로 번역하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예수는 병든 자나 죄지은 자를 대하고 도움을 줄 때마다 그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방식으로 하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는 말이나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고 한 말은 그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자존심을 지켜주는 말이었다. 예수는 스스로를 존중하지 않고 수치심에 찬 사람은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음을 이해했던 것이다.

미국 심리학의 대부라고 일컬어지는 윌리엄 제임스는 무슨 일에 있어서나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요소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며 이런 믿음 없이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보았다. 맥도날드 햄버거의 창업자인 레이 크록(Ray Kroc)은 사람의 질은 그 사람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기준으로 판단된다고 하였다.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평가가 두려워서가 아니고 자신이 선택한 행동기준과 삶의 규범을 스스로 지켜갈 줄 아는 사람이다. 이는 곧 중용에 나오는 군자가 갖추어야 덕목인 신독(愼獨)의 내용과 일치한다.



신독은 남이 보고 있지 않고 홀로 있는 상태에서도 선하게 되려고 삼가하는 자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손익의 여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정한 품격에 맞게 행동을 하므로 겸손할 줄 알며, 남이 베푼 호의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흔히, 무조건 남에게 지지 않으려고 억지를 부리고 다른 사람이 베푸는 호의는 무차별로 거절하며 억지 위엄을 떠는 사람을 보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평하지만 이는 자존심이라는 단어의 오용이다.

엄연히 잘못된 바를 알면서도 극구 부정하고 환부(患部)를 가리기에 급급한 사람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 열등감이 있고 자존감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거짓을 싫어하고 참을 추구하기 때문에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할 줄 안다. 참된 자존심은 남에게 폐가 되는 것을 삼가하게 하나 위선을 부리지는 않는다. 자존심이 있는 사람은 식언(食言)하지 않으며,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잔꾀를 부리지 않는다. 성질이 좀 나쁜 사람은 이해하면 그만이지만,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상황이 변할 때마다 예측을 불허하므로 신뢰하기 어렵다. 자신의 편의에 따라 언제라도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피조물은 없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다른 말로 정의하자면, 곧 신독의 자세로 살아가는 내용을 의미하며, 이는 곧 인간내면의 도덕성이자 거룩한 삶을 실천하는 기독교 신앙의 내용과도 일치하는 내용이다. [종려나무 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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