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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뒤흔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돌풍의 이유?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1/29 11:59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소설 작가 케빈 콴, 어스틴 방문 … 독자들과 2시간 가량 만남 가져, “동양인 위상, 이전과는 달라”

지난 17일(토) 어스틴 롱센터(Long Center)를 방문한 케빈 콴 작가의 모습(사진 오른쪽)

지난 17일(토) 어스틴 롱센터(Long Center)를 방문한 케빈 콴 작가의 모습(사진 오른쪽)

요즘 할리우드가 시끄럽다. 주연배우로 동양인이 캐스팅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와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가 호평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마침내 '#AsianAugust'라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하며 미국 영화계에서 동양인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소설 작가 케빈 콴(Kevin Kwan)은 지난 17일(토) 어스틴 롱센터(Long Center)에 방문해 독자들과의 만남을 갖기도 했다. 케빈 콴은 독자들과의 2시간 가량의 만남을 통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케빈 콴는 싱가포르 출생 미국 작가로 2013년 소설 출간 즉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국에서만 1백 50만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2개월 만에 워너브라더스와 영화화 계약을 했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이 작품은 그 자체로도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화려한 볼거리로 가득하다. 세계 각지로 배경이 휙휙 바뀌면서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럭셔리한 패션 브랜드가 난무하며, 독특한 음식들이 상세하게 묘사된다. 특히 케빈 콴은 패션과 푸드에 엄청난 열정을 지닌 작가로서, 대부분 실존하는 패션 브랜드와 레스토랑을 소설 속에 등장시켜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은 작가의 자전적 경험에서 나온 디테일이다. 콴 역시 다수의 은행가와 의사를 배출한 집안에서 태어나, 작품 속의 니컬러스 영과 똑같은 명문 사립 학교에 다녔다.

그는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실존하는 지인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상류층의 이야기를 즐겁게 풀어내고 싶었으며 혹시나 자신의 이야기에 기분 나쁠 사람이 있을지 정말 고심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작가의 이런 생각과 노력 덕분에 소설과 영화를 즐기는 내내 부담 없이 유쾌하다.

작가 케빈 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뉴욕에 사는 레이첼(콘스탄스 우)이 남자친구이자 싱가포르 갑부인 닉(헨리 골딩)을 따라 싱가포르로 가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어떻게 보면 심플한 플롯이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갈등이나 사건들을 유쾌하게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의 형식을 취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그간 차별받던 아시아계 배우들의 반란이 일어난 셈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영화에 대해 "무술 고수나 얼뜨기 이민자로 그려지곤 하는 아시아계 배우의 고정관념을 깼다"고 평했다.

▨ 마침내 할리우드 장벽 뛰어넘은 동양인, 그 이유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이유는 주요 배역들을 모두 아시아계 배우로 채웠다는 것이다. 주연을 맡은 콘스탄스 우와 헨리 골딩은 물론, 양자경, 켄 정, 최근 <오션스 8>에 출연한 아콰피나 등 대부분의 배역을 동양인 배우들이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계 배우가 모든 주요 배역을 맡았던 영화가 무려 25년 전인 1993년에 개봉한 <조이 럭 클럽>(The Joy Luck Club)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기념비적 작품임이 분명하다.

작품의 파격성과 화제성에 힘을 실은 이 영화는 개봉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3400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미국 박스 오피스의 정상을 차지한 것은 3년 만의 일이다. 상업적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극장가를 독차지하던 최근 모습들을 보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돌풍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영화 제작을 진두지휘했던 존 추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도 영화의 대흥행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반응을 보였으며 속편 제작도 확정됐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은 개봉 일주일 만에 속편 제작을 확정 지었다. 시리즈 제작이 확정된 채 개봉한 작품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앞으로 나올 속편은 3부작으로 이뤄진 케빈 콴의 소설 중 2편에 해당하는 <차이나 리치 걸프렌드>(China Rich Girlfriend)를 원작으로 제작된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을 연출한 존 추가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는다.

▨ 영화계에 불고 있는 '아시안 웨이브'에 집중하자

'아시안 웨이브'을 주도하고 있는 또 다른 작품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는 점에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와 많은 유사점을 공유하고 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는 고등학생 라라진(라나 콘도어)이 그동안 짝사랑했던 다섯 명의 남자들에게 적었던 편지들이 모종의 이유로 남자들에게 전해지면서 연애를 하게 되는 10대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다.

이 영화도 항상 조연으로 밀려났던 동양인 캐릭터를 주연으로 부각시키고, 서구권에 만연해있던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렸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원작 소설의 작가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제니 한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와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세계를 강타하는 한류 열풍과 더불어 문학이나 영화계에서도 한국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와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가 기념비적인 작품이자 변화하고 있는 할리우드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시도들이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했거나, 더 견고하게 하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할리우드에 불고 있는 '아시안 웨이브'가 미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대중문화를 뒤바꿔놓는 태풍이 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은 11월30일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가 할리우드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는 것이다. 할리우드의 아시안 인베이전은 중국 시장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그 결과는 12월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헬렌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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