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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최루탄 비난’은 어불성설? … “오바마 때도 자주 썼다”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2/04 08:34

지난 달 25일 캐러밴 향해 최루 가스 쏴, 트럼프 행정부 비인도적 대응에 비난 쇄도 … 캐러밴 “우린 범죄자들 아냐”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경 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25일 미국 쪽으로 국경 진입을 시도하던 온두라스 출신 이주민 모녀가 국경수비대가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접경 지역인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25일 미국 쪽으로 국경 진입을 시도하던 온두라스 출신 이주민 모녀가 국경수비대가 발사한 최루탄을 피해 달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월)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서부 티후아나에 도착한 캐러밴 일부가 이날 국경 장벽을 통과하려 시도하자 미국 국경수비대가 최루 가스를 쏘며 내쫓았다. 온두라스에서 왔다는 23세 여성은 AP통신 기자에게 “가시 철조망의 빈틈을 발견한 사람들이 이곳으로 넘어가려 하자 국경 너머에서 최루탄을 뿜었다”고 말했다. 매캐한 연기에 놀란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고 AP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미국 샌디에이고로 통하는 국경 남측에서 평화 시위를 벌이던 수백 명이 돌연 멕시코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제치고 월경을 시도해 국경수비대가 최루가스로 저지했다”고 전했다. 밀레니오 TV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이날 손으로 그린 미국과 온두라스 국기를 들고 “우리는 범죄자들이 아니다. 우리는 국제 노동자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경을 향해 행진했다. 미국 측은 이번 소동으로 멕시코 티후아나 쪽 검문소를 일시 폐쇄했다가 오후 늦게 다시 재개했다.

캐러밴이 가장 선호하는 접경도시인 티후아나엔 현재 5000명가량이 체류 중이다. 이들 이민자는 주로 온두라스 출신이며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에서 출발한 이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난 10월 중순 온두라스에서 출발한 캐러밴은 수천㎞를 행군해 티후아나에 도착했으며, 체육관 등지에서 노숙하며 미국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25일(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에 대한 ‘최루탄 살포 사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비인도적 대응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린이에게 최루탄을 쏘는 것은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톰 페레스 민주당 국가위원회 위원장) 등의 지적이다. 주로 민주당 정치인들 및 친민주당계 유명인의 소셜미디어가 이런 여론을 이끌고 있다.

▨ 오바마 때도 불법이민 대처 최루탄 80회 이상 써, 우파 매체 “트럼프 비판 균형 잃었다” 반격 나서

하지만 멕시코 국경에서 불법 월경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에 대응해 물리적 저지 수단을 쓴 것이 트럼프 정부가 처음이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대안우파를 자처하는 미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는 27일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만 국경에서 최소 80차례 최루탄을 사용했다”고 미 관세국경보호청(CBP)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CBP 관계자는 “국경에서 공격적인(assaultive) 캐러밴을 내몰기 위해 최루가스와 후춧가루 분사기(pepper spray)를 사용해 왔다”고 브레이트바트에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최루탄 사용은 2010년부터 사용했지만 현재 확인 가능한 통계는 2012년부터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 때도 비슷한 상황이 각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2013년 11월25일 지역신문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산 이시드로 검문소에서 100여명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으려 해서 국경수비대가 후춧가루 분사기를 동원해 이를 저지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태와 5년 전 사태는 장소는 물론 날짜까지 일치한다.

브레이트바트 텍사스의 블로거 브랜든 다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 기사를 거론한 뒤 할리우드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를 향해 “오바마에 대해서도 (트럼프에 한 것 같은) 욕설을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밀라노는 ‘캐러밴 최루탄 사태’가 언론에 보도된 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를 향해 “금수 같은 악한”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26일(월) 이런 논란을 소개하며 “오바마 정부는 8년 재임 기간 동안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불법이민자를 추방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불법이민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공약했었다고 덧붙임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비판이 균형을 잃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에 대한 과격한 비난은 그 자신이 초래한 측면도 없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캐러밴을 “침략자”라고 표현하면서 반(反)이민 구호로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려 했다. 이례적으로 군 병력 6500명을 국경지대에 배치해서 언론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결과로 기저귀를 찬 딸들을 데리고 최루가스를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여인과 같은 사진이 전 세계 전파를 타게 됐다. 이 사진은 로이터통신 소속의 한국인 사진기자 김경훈(44)씨가 촬영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서 15년 이상 일해온 김 기자는 지난 14일 멕시코에 도착해 캐러밴과 함께 이동하며 접경도시 티후아나까지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월) 국경 캐러밴 사태와 관련해 "아주 거친 사람들이 달려들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국경 요원)은 최루 가스를 사용했다"며 최루탄 사용을 두둔했다. 또 "핵심(bottom line)은 이것이다. 합법적으로 입국하지 않는 한 아무도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는 미시시피주 빌럭시를 찾아가서도 캐러밴 가운데 부모가 아니면서 남의 아이를 끌고 온 사람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선거 관련 회의 도중 별다른 근거 없이 "그들(이민자들)은 아이가 있으면 (망명 신청 때) 더 확실한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아이를 잡아온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헬렌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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