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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조성진 피아노곡 감상하며 봄 맞이

이영은 첼리스트

작년 뉴저지 잉글우드에서 한 젊은 피아니스트의 리사이틀에 간 적이 있다. 크지 않은 체구의 한국인 피아니스트. 겉멋이 들지 않은 수수한 헤어스타일에 검정색 수트 모습으로 점잖게 걸어 나와 인사를 하였고, 소년 같은 모습이었지만 피아노에 앉자마자 엄청난 집중력으로 한음한음 소리를 내는 연주자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젊은 나이에도 그의 깊은 음악이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의 손가락 움직임 하나, 건반을 누르는 섬세한 터치 하나하나와 표정 변화까지도 모든 청중이 집중하였으며, 그 큰 홀을 가득 메우는 피아니스트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그는 바로 2015년 쇼팽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22살의 조성진이었다.

조성진은 199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6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10세에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 입학하였다. 11세에 음악춘추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내었고, 그 후 국내 크고 작은 콩쿠르를 석권하였다. 2006년 12세의 나이로 금호아트홀에서 금호 영재로서 독주회를 했고, 음악 세계 콩쿠르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그해 예원학교에 입학하였다.

2008년 국제 청소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 2009년 16세에 최연소와 아시아인 최초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일본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를 수여하였다. 2011년에는 서울예술고등학교 재학 중에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3위를 하였다. 한국에서는 박숙련(순천대교수)과 신수정(서울대 음대 명예교수)을 사사하였고, 2012년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 고등 음악원에 입학하여 미셸 베로프 교수와 공부하고 있다. 2014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3위를 수상하였고, 2015년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해 유명 클래식 레이블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이 큰 성공을 거두었고, 그 후 1년여간 세계 각지에서 수십회의 연주를 하였다. 2016년 1월 프랑스 솔레아 (Solea) 매니지먼트와 전속 계약을 하였고, 이탈리아의 로렌조 발드리히 (Lorenzo Baldrighi) 매니지먼트와 일본의 재팬 아트 (Japan Arts), 스페인의 메뎀 뮤직 (Medem Music), 미국의 오푸스 3 (Opus 3 Artists) 매니지먼트와 로컬계약을 하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이 큰 성공을 이루면서 도이체 그라모폰과 5년 전속계약을 맺는 것으로 이어졌고, 지난 2016년 11월에 쇼팽 협주곡 1번과 발라드 4개의 작품을 담은 앨범을 발매하였다.



지난 2월 22일 뉴욕에서 조성진의 카데기 홀 데뷔 리사이틀이 열렸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연주였고, 지난여름부터 티켓이 거의 매진된 콘서트였다. 조성진은 베르그 소나타 Op.1, 슈베르트 소나타 19번 in c minor, D.958, 그리고 쇼팽 24개의 프렐류드 Op.28을 연주했다. 3층까지 가득 메운 청중들이 그의 연주가 끝나고 모두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내주었다. 세계무대에 무섭게 붙어온 듯한 스타 피아니스트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노력해서 얻은 피아니스틱한 연주기교와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음악적 감성이 많은 청중에게 감동을 선사한 것 같았다. 이번 주말에는 조성진의 쇼팽 협주곡과 4개의 발라드가 담긴 앨범을 들으면서 다가오는 따스한 봄 내음을 느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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