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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 피해 '마리아 상' 평화 상징으로

1945년 8월9일 새벽.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이어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회중 하나였던 로마네스크풍의 우라카미 성당도 삽시간에 처참한 모습으로 변했다.

성당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깨지고 벽이 무너지고 제단이 불에 타고, 쇠종이 녹아내리는 와중에도 나무로 만든 성모 마리아 상의 두상만은 용케 살아남았다.

일본 피폭이 올해로 65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당시 원폭 ‘지옥’에서 살아남은 이 성모 마리아 상의 두상은 전세계를 돌며 평화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쪽 눈은 그을린 검은 구멍으로 변하고 오른쪽 뺨은 까맣게 타는 등 온전치 못한 마리아 상은 지난 5월 뉴욕에서 개막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초대되는 등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로마 교황청을 찾아 베네딕토 16세의 축복을 받았고 스페인 게르니카에서는 스페인 내전 당시 독일 나치 공습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에도 자리를 함께 했다.

나가사키 대주교는 “성모 마리아가 평화를 위해 애써주시기를 청하는 마음을 갖고 이 조각상과 함께 세계를 여행했다”고 밝혔다.

대주교는 “평화를 호소하는 방법은 사진이나 영화, 고백 등 많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원폭에 희생된 성모 마리아는 이러한 호소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힘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성당을 찾는 이들도 원폭이 떨어진 ‘그라운드 제로’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성당에 있었던 조각상의 두상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 믿는다.

피폭 전 마리아 상의 모습을 기억하는 신자 후카호리 시게미(79)는 “(손상된 마리아 상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성모가 눈물을 흘리는 줄 알았다”면서 “성모 마리아가 자신을 희생해 전쟁 참상을 이야기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리아 상을 조용히 바라보면서 “이것은 영원히 보존돼야할 평화의 중요한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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