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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증세 걱정돼 병원 갔더니 '노년 우울증'

기억력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경우 치매로 잘못 알아

'마음의 병' 우울증과 달리
몸으로 아픈 증세 나타나

짜증 늘고 외출 귀찮아 해
운동ㆍ충분한 잠도 보약

최근 A씨는 70대 후반인 어머니가 기억을 잘 못할 뿐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이자 '치매'를 의심하고 노년내과를 찾았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 치매가 아닌 노년 우울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임영빈 노년내과 전문의는 "많은 경우 치매와 혼동할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평소보다 기억력이 저하되는 등 치매 증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라며 분별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노년 우울증에 대해 알아 보았다.



- 요즘처럼 추수감사절부터 시작해서 크리스마스와 설날로 이어지는 시기에는 일반인들도 할러데이 블루라 하여 '명절 우울증'을 겪는다. 노년 우울증도 여기에 해당되나.

"명절 우울증과 노년 우울증은 전혀 다르다. 명절 우울증과 굳이 연관짓는다면 낮이 짧아지면서 햇빛을 쏘이는 시간이 줄면서 몸안에 비타민 D(특히 D3) 형성이 평소보다 줄어들면서 쉽게 기분이 다운될 수 있겠지만 노인 우울증은 명절 우울증처럼 어떤 특정 기간 나타나는 증세가 아니다. 나이들면서 생기는 증세로 치료해야 할 노년기 질환의 하나이다."





- 그럼 일반 우울증과 크게 다른가.

"확실히 다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우울증이 '마음'으로 나타난다면 노년 우울증은 '몸'으로 이야기한다. '나 우울하다' '죽고 싶다' '다 귀찮다' 하고 말하는 것이 일반 우울증이다. 그러나 노년 우울증은 이런 언급이 전혀 없다. 그 대신 '여기 저기 몸이 아프다' '기억이 잘 안난다' '뭐가 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요즘 소화가 통 안 된다' '잠이 안 온다' 등과 같이 몸으로 마음의 울적함이 드러난다."



- 왜 노년 우울증으로 기억력이 감소되나.

"우리의 인지능력 예로 언어를 비롯해 판단하고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차리는 시공간 인지 능력 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사실은 우리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우울한 상태에서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면 가뜩이나 인지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때 기반이 되는 감성이 다운되어 버리면 인지능력 저하가 더 빠르고 심하게 찾아오게 된다. 울적한 상태의 두뇌는 어떤 새로운 정보를 접수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이해하면 노년 우울증이 왜 치매증세와 유사한지 알 수 있다. 따라서 치매같다고 의심되면 노년내과 전문의에게 찾아와 정확한 테스트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어떻게 테스트하나.

"치매와 노년 우울증 테스트는 모두 증세를 진단할 수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된 질문에 답한 후 그에 대한 점수로 치매인지 아니면 노년 우울증인지를 분별한다. 앞에서 언급한 70대 후반 어머니의 경우, 우울증 테스트에서 심한 증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매 테스트에는 치매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노년 우울증세를 잡아주면 기억력을 비롯한 상황 적응 태도를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치료될 수 있다."



- 노년 우울증인지 옆에 있는 가족들이 어떻게 알 수 있나.

"우선 평소에 비해 무엇인가를 잘 기억해 내지 못한다, 혼자 있으려고 한다, 가족들이 함께 모여 있는데 혼자서 방에 들어가 있는다, 옆에서 말을 시키면 대꾸가 없고 귀찮아 한다, 평소보다 짜증을 많이 낸다, 외부 출입 뿐 아니라 교제하던 사람들과도 만나려 하지 않는다, 자꾸 몸이 아프다고 한다, 특히 소화가 안 된다거나 잠이 잘 안온다는 말을 자주 한다."



- 젊었을 때 우울증세가 있던 사람이 나이들면 노년 우울증으로 되나.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일반 우울증과 노년 우울증은 다르기 때문이다."



- 노년 우울증이 유전인가.

"이것 역시 꼭 그렇다고 할 수 없다. 다만 나이들면서 우리의 몸에 여러 변화가 나타나듯이 노년 우울증세도 그 중의 하나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뇌의 구조가 변화되면서 나타나는 증세이기 때문이다."



- 어떤 사람이 잘 걸릴 수 있나.

"노년내과에서는 인지능력, 감성, 신체 그리고 사회성의 인간으로서 건강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네 가지 분야를 모두 살펴야 한다. 이 중에서 어느 한 부분이 떨어지면 그것이 노년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예로 요실금을 갖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노년 우울증이 많다. 그 이유는 요실금 때문에 사람 만나기를 피하고 또 외출도 잘 하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 요실금이라는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결과적으로 사회성이 떨어지는 생활을 하다 보면 이것이 노년 우울증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높다. 반대로 노년 우울증세를 가진 사람은 자칫 전체적인 건강 상태가 나빠지게 되는데 그 이유는 마음이 울적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하지 않게 된다.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약복용을 해야 하는 고혈압이나 당뇨가 더 악화될 수 있다."



- 어떤 치료가 있나.

"일단 진단하여 초기일 경우에는 생활 스타일을 바꿈으로써 상태를 호전시킨다.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 식습관과 수면이다. 적당한 운동(노년때 과한 운동을 하면 골절 등 위험하다)으로 일주일에 3번 정도 30분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하도록 권한다. 걷기나 수영이 좋다. 단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10분 정도는 몸을 푸는 준비운동을 하도록 한다. 식사는 기름기 적은 닭고기나 터키를 일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한다. 녹색 채소를 매일, 견과류는 일주일에 다섯번 이상 먹는다. 튀긴 음식, 돼지고기, 기름진 소고기, 빵과 단 음식은 일주일에 3회 이하로 줄인다. 위와 같은 식습관은 치매 예방에도 좋다.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우울증세를 고쳐주는 좋은 치료법 중에 하나이다."



- 생활 습관으로 호전되지 않을 때에는 약을 먹어야 하나.

"진단 결과 심할 때에는 항우울제 처방을 내리는데 일반적으로 체력이 젊었을 때와 다르기 때문에 부작용 등으로 일반 우울증 치료보다 민감한 부분이 많아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항우울제로 어느 정도 뇌의 구조를 정상으로 올려 놓은 상태에서 적어도 6개월 동안은 계속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시니어들이 중간에 약 먹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의사의 지시대로 항우울제를 먹으면 많은 경우 치료 효과를 본다.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 끝으로 자살률은 어떤가.

"일반 우울증에 비해서 노년 우울증의 자살률은 높은 것으로 나와 있다(25%). 배우자와의 사별, 신체적 질병 등을 견디어 내려는 의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서 낮은데다가 신체적으로도 젊은층보다 약한 상태에서 시도를 하기 때문에 자살 성공률도 높은 것이다. 노년 우울증세를 가족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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