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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독일전, 작전명은 '미션 임파서블'

우승후보 1위 독일 힘든 상대
'2- 0 승' 보다 '0-7패' 우세
팀워크와 스피드로 승부 결정

독일전을 이틀 앞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축구대표팀 베이스 캠프. 미드필더 주세종(아산)과 문선민(인천)의 인터뷰가 한창 진행 중인 기자회견장에 독일인 기자가 나타나 질문을 하겠다며 손을 번쩍 들었다.

"한국이 독일을 이기고 16강에 진출하는 건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불가능한 임무)'이라 여겨지는데, 선수의 생각이 궁금하다."

한국인 취재진으로 가득한 기자회견장이 일순 조용해졌다. 답변에 나선 문선민은 "독일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다. 그 팀과 경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다"면서 "좋은 선수들과 대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낀다"고 질문의 핵심을 살짝 피해갔다.

27일 오전 7시(LA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독일과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3차전은 여러 가지 의미로 '미션 임파서블'이라 부를 수 있는 경기다.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며,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정상에 올랐던 팀이다. 브라질 대회를 포함해 4회 연속 월드컵 4강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집계한 최종 엔트리 23명의 시장 가치 총액은 10억3000만 달러나 된다. 9690만 달러인 우리나라 선수단 몸값 총액의 11배에 이르는 액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 출신인 잉글랜드 축구의 레전드 게리 리네커가 "축구는 90분간 22명의 선수가 열심히 뛰어다닌 뒤 결국은 독일이 우승하는 스포츠"라는 말을 남겼다는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빌드업에 능한 독일의 중앙 수비수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이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뉴스가 쏟아져 나왔지만, 사실 큰 감흥은 없다. 냉정히 말해 보아텡 한 명 빠졌다고 주저앉을 독일이 아니다. 수비수 마츠 훔멜스(바이에른 뮌헨)의 목 부상도,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바이에른 뮌헨)의 코 부상도 마찬가지다.

그 무시무시한 독일을 이겨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16강 진출 가능성을 따져볼 기회가 생긴다. 최종전에서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준다는 가정 아래 신태용호가 독일에 두 골 차로 승리하면 멕시코와 함께 조 2위로 16강에 올라갈 수 있다. 혹여 멕시코가 스웨덴에 두 골 차 이상으로 이기면 독일에 1-0으로 이겨도 된다. 월드컵 본선이 32강 체제로 확대 개편된 1998 프랑스 대회 이후 1승2패로 16강에 오른 경우는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다. 2패인 우리나라에게 여전히 16강에 오를 여지가 남은 것만으로도 천우신조다. 쉽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기회다.

월드컵 현장에서 취재하며 체감한, 우리 대표팀이 독일에 앞서는 요소는 딱 두 가지다. 전술적으로는 스피드다. 체격, 기술, 압박, 조직력, 골 결정력, 심지어 골 세리머니 창의성마저도 독일에 뒤처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앞서는 게 속도다. 활발한 오버래핑이 주특기인 오른쪽 풀백 조슈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 정도를 제외하면 독일 수비진에서 손흥민(토트넘), 문선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베로나)의 공간 침투를 달리기로 막아낼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독일 포백 라인이 우리와 경기하며 수비적으로 내려설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역습 찬스에서 두세 명이 동시에 위험지역을 파고들면 슈팅 찬스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득점으로 연결하진 못했지만, 스웨덴전과 멕시코전에서도 역습에 의한 속공으로 좋은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우리 대표팀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태용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스피드를 살릴 묘안을 짜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자존심 상하지만 우리가 독일에 이길 가능성보다는 질 확률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가 앞장서서 "0-7로 완패할 것"이라고 깎아내리는 일은 없길 바란다. 축구는 98가지 약점이 있어도 두 가지 장점을 극대화하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스포츠다. '스피드'와 '단결력'이라는 어찌 보면 보잘것없는 두 장점이 기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송지훈 축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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