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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그게 참…

4시간 달려온 단 한명의 팬
폴더 인사로 전한 감사의 마음
모두를 감동시킨 한 장의 사진

역전골의 주인공 안명환이 라대관씨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감격해서 눈물을 보이는 라씨의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역전골의 주인공 안명환이 라대관씨에게 90도 폴더 인사를 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감격해서 눈물을 보이는 라씨의 모습. [유튜브 영상 캡처]

딱 봐도 허름하기 짝이 없다. 흔한 지방 축구장이다. 관중석은 당연히 텅텅 비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촬영된 사진 한 장(정확하게는 동영상에서 캡처된 장면)이 곳곳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8일이었다. 강원도 평창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3리그 베이직' 경기였다. 5부 리그 격인 고양 시민축구단과 평창 FC간의 대결이 펼쳐졌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종료 직전. 고양 시민축구단의 극적인 역전골이 터졌다. 감격한 선수들은 그 순간 어디론가 달려갔다. 자신들의 경기를 보러온 단 한 명의 관중을 향해서였다.

모두를 따돌린 골의 주인공은 홀로인 팬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정중한 '폴더 인사'였다.



그는 혼자 4시간 거리를 마다않고 찾아온 팀의 유일한 서포터(즈)였다. 텅 빈 관중석에서 목청이 터지게 응원가를 부르던 남성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주먹으로 닦아냈다.

이날 경기로 고양시민축구단은 올 시즌 첫 승점 3점을 따냈다. 지난 3월 시즌 개막 후 7연패 끝의 첫 승리다.

영상 속 주인공은 라대관(31)씨다. 팀 창단 때부터 팬이었다는 그는 "팀이 매 시즌 성적이 안 좋다. 그래서 경기에서 이길 때마다 거의 운다"며 "역전 골이 들어간 순간부터 울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라씨의 마음을 선수도 알고 있었다. 결승골을 넣고 '인사 세리머니'를 한 안명환(21)은 "경기가 열릴 때마다 혼자 북치고 응원하는 모습을 봤다"며 "언젠가 골을 넣으면 반드시 달려가서 인사해야겠다고 맘먹었다"고 말했다.

본업이 자동차 정비사인 라씨는 고양 시민축구단이 창단한 2008년부터 올해까지 대부분의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지난해엔 딱 한 경기를 보지 못했다. 가던 길에 탈이나 응급실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FC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처음엔 작은 팀이었다. 유명 팀들도 지역 팬들이 모여 지금과 같은 팀이 된 것"이라며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

지난 23일 K3리그 공식 유튜브 채널에 소개된 이 장면은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됐다. 관련 영상 등을 포함하면 엿새만에 1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간혹 영어와 중국어로 된 댓글도 눈에 띈다. 한결같이 눈물과 울컥함을 전하는 내용들이었다.


백종인 기자 paik.jong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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