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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여자 펠레' 보다 강해 TV 보며 기도할게…꼭 이겨줘"

부상으로 월드컵 못간 여민지
브라질전 앞두고 응원 편지

여자축구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리는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 무릎 부상으로 낙마한 여민지(22.대전스포츠토토)를 위한 특별한 세리머니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여민지는 2010년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면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박은선(29.로시얀카)과 함께 'JYP(지소연.여민지.박은선) 트리오'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으로 꿈을 접었다. 브라질과의 1차전(10일 오전 8시)을 앞둔 동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구성했다.

지금쯤 캐나다엔 월드컵 분위기가 물씬 나겠네. JYP 트리오 언니들은 준비 잘하고 있는 거지? 초등학교 6학년 때 소연 언니를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난다. 언니가 나를 후배로 맞이하려고 무척 잘해줬잖아. 그 땐 우리가 월드컵 이야기를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제 현실이 됐네.

난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기대가 무척 컸어.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대회잖아. 2010년 U-17 월드컵 때와는 마음가짐부터 달랐어. 이번엔 '여민지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자'고 거듭 다짐했어.

그런데 이렇게 다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벌써 네 번째 무릎 부상이네. U-17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도 오른 무릎 십자인대를 다쳤지만 기적적으로 회복해 대회에 나갔지. 그런데 또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더라고. 지긋지긋한 부상 때문에 축구를 그만두고 싶었어. 2010년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0.레알 마드리드)처럼 저돌적으로 뛴다고 '여날두'라고 불렸는데 부상 이후 스피드가 떨어졌어. 하고 싶은 플레이가 안 나와서 혼자 많이 답답해 했지.



언니들도 내 걱정 많이 했잖아. 은선 언니는 나보고 "넌 기술이 참 좋은데 부상 때문에 소극적이야. 제발 다치지 마"라고 했지. 소연 언니는 몸무게를 늘리라고 강조했잖아. 오랜만에 날 보자마자 "너무 말랐다"며 고기 많이 먹으라고 잔소리를 했지. 천천히 먹어서 살이 안 찐다고 빨리 먹으라고 재촉을 하기도 하고.

은선.소연 언니 둘 다 내 부상 소식을 듣고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나는 괜찮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오뚝이처럼 일어설거야. 나에겐 2019년 월드컵이 있어. 그 때까지 둘 다 몸 관리 잘하고 있어. JYP 트리오가 함께 뛰는 걸 보여줘야지.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 5회 수상자 마르타(29.브라질)를 못 만나는 건 아쉽다. 인터넷에서 마르타의 경기 영상을 보고 푹 빠졌거든. 현란한 드리블과 강인한 체력 등 배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고. 그래도 우리가 이길거야. 다들 철저히 준비한 걸 누구보다 내가 잘 알잖아. TV를 통해 언니들이 골 넣는 모습을 확인할게.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화이팅!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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