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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2월에 내리는 비

비가오면 우는 남자가 있었다

비처럼 내리는 남자가 있다



이틀은 허공에서 펄럭이고 하루는 소리 내어 울고



이틀은 맑고 하루는 젖는 것이었다



화염병에 머리를 얻어맞은 꽃들이

내년에도 다시 필까

일기예보 같이 찾아와 우는 남자와

축축한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한 날 한 시에 태어나 등을 대고 갈라선 땅 사이로

계곡처럼 흐르던 피

울지 않는 것들을 적시고 순한 땅에 연초록으로 움트길

그 울음에 나도 목숨을 걸고 싶었다



속죄하지 않는 땅을 떠나지 못하고

그 피의 아비가 되어 지금도 울먹이는 남자가

낯선 타국의 유리창에

꺼이꺼이 내리고 있다


윤지영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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