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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 뉴욕시에서 가장 큰 지하철 환승역 맨해튼 풀턴센터를 가다

그랜드센트럴.펜스테이션보다 큰 교통 중심지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하루 30만명 이용
2.3.4.5.A.C.J.Z.R 등 9개 지하철 노선 지나가
인근에 8500여 개 기업 45만4000여 명 근무해


뉴욕시에서 가장 큰 지하철 환승센터. 14억 달러의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잦은 공사 지연. 크리스탈 궁전. 미래의 교통 허브. 평가는 엇갈리지만 모두 13년간의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10일 공식 개장한 맨해튼 다운타운의 풀턴센터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많은 공사비와 오랜 개발 기간만큼이나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풀턴 센터를 지난 16일 둘러봤다.

뉴욕시 지하철역에 이런 표현이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풀턴센터의 첫 인상은 고급 쇼핑몰 같다. 철골과 유리로 둘러싸인 이 건물에 들어서면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대형 전광판이 사방에서 번쩍이고 지하의 지하철 플랫폼 층으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에스컬레이터를 마주하게 된다. 백화점 1층에서의 경험과 유사하다. 지하로 내려가면 원형의 광장을 중심으로 지하철 탑승구와 아직은 비어 있는 소매점 매장들이 눈에 띈다. 또 각 층 사이마다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어 아래에서 바라보면 타임스스퀘어와 같이 전광판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성을 보는 느낌이다.

특히 하늘반사경그물(Sky Reflector Net)로 불리는 79피트 높이의 개방형 천장구조와 반사경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벽으로 구성된 돔형태의 천장 구조물은 단연 압권이다. 이날 많은 사람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천장을 바라보면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건축가 제임스 카펜터스가 디자인한 이 건물의 중앙 천장은 112개의 케이블과 952개의 스테인레스 판넬이 사용돼 지하 2층까지 자연광이 들어오게 설계되었다. 이 구조물 제작에만 210만 달러가 사용됐다.



18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지상 3층 지하 2층 건물로 총 14억 달러가 투자된 풀턴센터는 뉴욕시뿐 아니라 미국내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하철역이다. 2.3.4.5.A.C.J.Z.R 등 9개 각기 다른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대형 환승역으로 하루 평균 30만명의 통근자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명실공히 맨해튼 다운타운의 교통의 요지인 것이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측은 로어 맨해튼 지역의 근무자 85%가 이 지하철역을 이용해 통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9일 열린 개장식에서 토마스 프렌더개스트 MTA 회장은 "풀턴센터는 21세기 미래의 교통허브가 될 것"이라며 "풀턴센터는 뉴욕시의 새로운 상징"이라고 말했다.

2001년 9.11 테러로 인해 5개 지하철 노선과 전철역이 파손되면서 시작된 이 재개발 계획은 애초 2003년 당시 계획대로라면 2007년 7억5000만 달러의 예산으로 완공됐어야 했다. 대부분의 보수 계획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환승통로의 정리. 하지만 세 곳의 지하철 운영 주체의 주장이 엇갈리고 2012년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침수피해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공사 규모와 기간은 자꾸만 지연돼 거의 2배에 달하게 됐다. 이번 개발에 뉴욕주 정부는 8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MTA의 자료에 따르면 풀턴센터는 27개의 출입구 모두에 장애인 시설이 설치됐으며 전체 화재 경보기의 숫자가 1950개 화강암으로 장식된 면적만도 6만스퀘어피트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철역 내에 6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상업시설이 내년 초 입주할 예정이다.

◆새로운 다운타운의 중심지= 이번 풀턴센터의 개장으로 맨해튼 다운타운의 개발은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직 풀턴센터 내 상업시설의 자리는 비어있지만 이 건물을 관리하는 개발사 웨스트필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상업 시설 및 레스토랑의 입점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풀턴센터 인근에는 현재 40억 달러 규모의 월드트레이드센터 교통허브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스페인 출신의 건축가인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를 맡은 이 교통허브는 내년 완공 예정으로 뉴욕과 뉴저지를 잇는 패스(PATH) 트레인 외에도 E와 1번 지하철이 지나간다. MTA측은 내년까지 이곳과 풀턴센터를 연결해 이 지역을 11개의 전철 노선과 페리와 패스 트레인 등이 교차하는 교통의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계획대로라면 완공시 그랜드센트럴역이나 펜스테이션보다 규모가 큰 대형 교통 중심지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웨스트필드의 자료에 따르면 풀턴센터 인근에 8500여 개의 기업의 45만4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500명 이상의 대기업도 53곳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 5월 9.11 추모 박물관이 문을 열어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고 이달 초부터 원 월드트레이드센터(1WTC)의 첫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 지역은 그간의 기나긴 공사를 마치고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유명 패션 브랜드들과 고급 소매업체들이 월드트레이드센터 단지에 앞다퉈 입점을 타진 중이며 이러한 상권의 확대를 보고 인근의 브룩필드플레이스에는 이미 대형 푸드코트가 들어섰다. 또 이 건물에는 유명 백화점 체인인 삭스피프스애브뉴도 2016년 입점을 위해 최근 계약을 마친 상태다. 13년간 공사장의 망치 소리가 계속됐던 맨해튼 다운타운이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김수형 기자/ shkim14@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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