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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기자의약선] 남자의 희망 복분자

정력 감퇴·조루 해결사
술로 먹는 게 가장 좋아
흰머리 없애는 효과도

그릇(盆)을 엎어 놓은 듯한(覆) 열매(子) 복분자. 가지에 열매가 매달린 모양이 마치 그릇을 뒤집어놓은 것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열매가 이달 중순부터 내달 초순까지 수확된다. 주산지는 전북 고창.김제지만 지금은 제주에서 강원까지 생산지역이 확대됐다.

´복분자=산딸기의 한방명´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산딸기와는 나무딸기류에 속하는 사촌 간일 뿐이다. 무엇보다 색이 산딸기보다 훨씬 검붉다. 서양에서 블랙 라스베리(black raspberry)라고 부르는 것은 이래서다.



민간에선 흔히 복분자의 ´분´을 요강으로 해석한다. 기력이 약한 노인이 복분자를 먹으면 소변 줄기가 세져 요강이 엎어진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도 복분자는 생식기 문제 해결사다. 조루.정력 감퇴.발기 부전 등 양기 부족 증상을 보이는 남성, 불감증.불임을 호소하는 여성, 야뇨증 어린이에게 주로 처방된다(정경연 한의원 원장).

정력 감퇴.조루증.발기 부전의 한방 치료제인 오자연종환의 주재료가 복분자와 ´네 친구들´(구기자.토사자.오미자.차전자)이다. 또 야뇨증 어린이에겐 복분자.산수유, 불임 여성에겐 복분자.당귀.천궁.토사자를 섞어 만든 한방약이 유용하다. 전립선 질환이 있으면 복분자.오미자.삼지구엽초를 함께 가루 낸 뒤 꿀과 섞어 만든 알약이 효과적이다. 동의보감에도 "복분자는 남자의 정력이 모자라고, 여자가 임신하지 않는 것을 치료하며…"라고 표현돼 있다. 생식기를 지배하는 신장의 기운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실험용 쥐에게 복분자를 5주간 투여했더니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양이 16배 증가했다는 국내 학자의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복분자의 어떤 성분이 생식기능 개선에 기여하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복분자의 건강 성분 가운데 요즘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은 안토시아닌이다. 검은색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은 색이 짙을수록 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분자가 암.당뇨병.치매.고혈압 등 혈관질환.노화를 억제하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데 유익하다"고 한다면 안토시아닌이 체내에 쌓인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한 덕분이다(보해양조 중앙연구소 정종태 소장).

혈당 조절에도 유익하다.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팀은 최근 당뇨병에 걸린 쥐에게 ´복분자 추출물+전분´을 제공했다. 이 결과 전분만 먹인 쥐에 비해 식후 혈당 변화가 5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분자가 당질의 소화를 억제한 덕분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추론이다.

복분자를 한약재로 쓸 때는 덜 익은 것을 잘 말린 뒤 가루 내 환약으로 만들어 먹거나, 그냥 가루(두 숟가락)를 끓인 물(한 잔)에 타서 차처럼 마신다. 우유와 함께 잘 익은 생과를 믹서에 갈아 주스로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잘 익은 복분자를 소주에 담근 뒤 2개월가량 기다리면 향과 약효가 뛰어난 약주가 만들어진다. 특히 생식기 증상 개선을 원한다면 술로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방에선 어떤 약재든 술에 담그거나 찌면 효과가 배꼽 아래로 간다고 봐서다. 중국산 복분자는 국산에 비해 색이 연하고 꽃받침대가 거의 없으며 독특한 향도 나지 않으므로 국산과 쉽게 구별된다.

열매는 복분자 영농조합이나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있으며, 가격은 ㎏당 8000~1만원 선. 복분자는 급속 냉동하지 않으면 하루 이상 보관할 수 없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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