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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이 대체 에너지로 뜬다

땅 밑의 온도 이용해 여름엔 냉방, 겨울엔 난방
냉난방기 한국에 이미 98곳 설치 … 갈수록 늘어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다니엘학교는 올해 초 지열 냉난방설비 공사를 마쳤다.

지하 500m까지 구멍 네 개를 뚫어 거기서 나오는 섭씨 15~20도의 지하수를 퍼올려 학교 전체 냉난방에 이용하기 위해서다. 교사는 지하 1층, 지상 3층 등 총 4개 층 1500여 평에 이른다.

이 학교 박성배 교감은 "같은 부지에 있는 다니엘복지원에 먼저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설을 한 결과 전기료 등 냉.난방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보고 학교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열 냉난방 설비를 하고 나면 예산 절감 효과와 함께 실내 공기가 쾌적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니엘학교처럼 지열을 이용하고 있는 곳은 98개소로 최근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열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대접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는 거대한 보일러=지열 냉난방시스템은 거대한 보일러 격인 지구 내부의 열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지구는 중심부로 갈수록 온도가 높아지며, 중심부는 섭씨 4000도에 이른다. 지열은 화산이나 지진이 많은 일본, 온천이 많은 뉴질랜드, 프랑스 등 지열자원이 풍부한 곳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친숙한 에너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열에 대한 관심이 아주 낮았다. 지열을 이용하는 기술 개발이 제대로 안 된 데다 일반인들의 인식도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땅 속 몇백m까지만 파서 지하수를 끌어올리거나 단순히 구멍을 뚫은 뒤 물을 집어넣어 다시 뽑아 쓰는 방법으로 지열을 이용해도 효율이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지하 10㎞까지가 이용 한계=땅속은 깊이 1㎞씩 내려갈 때마다 섭씨 40도 정도 온도가 올라간다. 비용을 따지지 않는다면 깊게 파면 팔수록 높은 열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사람이 구멍을 팔 수 있는 깊이 10㎞ 정도까지가 지열을 이용할 수 있는 한계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열을 이용하기 위해 가장 깊게 파고 있는 곳이 포항시 성곡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시험 관정으로 2㎞에 달한다. 올 8월이면 구멍을 다 뚫을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여기서는 섭씨 70~75도의 물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1.5㎞ 깊이에서 섭씨 71도의 물이 콸콸 쏟아지는 것을 확인한 상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원내 건물 1000평의 냉난방을 지열로 해결하고 있다.

포항 지열 연구를 지휘하고 있는 송윤호 박사는 "주택이나 소형 건물용으로 지하 100~200m까지 파서 얻는 지열은 국내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며 "지하수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다"고 말했다.

◆에너지는 무한=지하는 지표면과는 달리 온도가 일정하다.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철은 냉방, 겨울철은 난방을 번갈아 가며 해야하는 곳에서는 지열 냉난방의 효율이 아주 높다는 것이 송 박사의 설명이다.

여름철은 대기 온도보다 섭씨 10 정도 차이가 나는 지하수 또는 지열을 뽑아 냉방으로, 겨울에는 역시 대기 온도보다 10~20도 높은 지열로 난방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열을 뽑아 써도 지구 중심부에서 계속 열이 올라오기 때문에 에너지가 고갈될 염려는 없다.

그러나 지하수를 뽑아 쓰는 방법은 지하가 함몰될 여지가 있다. 지하수를 이용하는 방법은 지하수가 풍부한 곳이나 호수 주변 등에서 적합하다. 물을 지하에 넣은 뒤 다시 뽑아 올려서 쓰는 방식은 그럴 염려는 없다. 이 때문에 지역 사정에 맞게 시스템을 설계해야 효율을 높이고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지열은 건물 냉난방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지열이 풍부한 외국의 경우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고 농사나 어류 양식 등에도 활용한다. 초기 시설비가 많이 드는 게 단점이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절감과 부존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지열에너지란=지구가 가지고 있는 열 에너지를 말한다.그 근원은 지각과 맨틀 구성 물질 중 우라늄이나 토륨 등이 붕괴되면서 내는 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지표면 온도는 기온 변화에 따라 달라지지만 지하 20m 이하는 그날그날의 기온이나 계절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하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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