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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강우석 감독 좀더 심하게 찍을 걸

26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한반도'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서 감독 강우석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우석 감독 "한번쯤 이런 영화 나올 때 됐다"
- 영화 '한반도'에서 외세에 맞서는 한반도 상황 도발적 묘사

"일본에 대해 무작정 할퀴는 영화가 아니다. 최소한으로 요구할 것은 요구하자는 것이다. 찍고나서보니 좀 더 세게 나가도 됐을 것 같다."



베일에 싸여있던 강우석 감독의 블록버스터 '한반도'(제작 KnJ엔터테인먼트)가 26일 높은 관심 속에서 공개됐다. 안성기 조재현 차인표 문성근 등 쟁쟁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한반도'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정세와 대한제국 이래 100여년을 이어져오는 일본의 야욕을 조명했다.

'실미도'로 관객 1천만명 시대를 연 강 감독은 '실미도'에서 시작된 '역사적 사명감'을 보다 극대화해 이번에는 역사뿐 아니라 외교적으로도 민감한 내용을 담아냈다.

역사적으로는 명성황후 시해와 고종의 독살설에 무게를 실었고, 외교적으로는 일본 점령기 이래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만행'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그렸다. 그 과정에서 고종이 대한제국의 진짜 국새를 숨겼다는 설정이 등장한다.

이렇듯 영화가 대단히 선동적인 까닭에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는 마치 외교통상부 장관의 언론 브리핑과 같은 분위기를 띠었다.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된 '한반도'는 15세 관람 등급을 받아 7월13일 개봉한다.

다음은 강 감독 일문일답.

--영화를 내놓는 소감을 말해달라.

▲원래 영화의 제목이 '아침의 나라'였는데 '한반도'로 바꾸면서도 잘난 척을 하게 된 것 같다. 촬영하면서 제목에 너무 많이 짓눌리다보니 애로사항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15번째 영화인데 어느 영화보다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이제 일반 관객의 심판의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한번쯤 이런 영화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고 싶었던 장르였고 최선을 다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가.

▲영화를 준비하며 사료도 많이 읽고 고증도 많이 했다. 맥아더가 일본에서 국새를 찾아 돌려준 것, 한일합방 문서에 고종이 국새를 찍지 않았다는 것 등은 사실이다. 헤이그 밀사가 가진 고종의 친서를 보면 고종은 일본이 만든 어떤 문서에도 응한 바가 없고 전부 가짜라고 밝혔다.

그 친서에만 실제 대한제국의 국새가 찍혀있다. 또 고종의 독살설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임종을 을사5적만이 지켰다. 물론 국새를 찾아 증명하는 부분은 당연히 픽션이다. 하지만 역사적 상상에 근거하면 그렇게 터무니 없지는 않다.

--명성황후 시해사건, 일명 '여우사냥'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가 다르게 그려졌다.

▲명성황후가 궁녀 분장을 하고 도망을 치다가 암살됐다고 알려져있지만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본국에 보고한 문서에는 궁녀 분장을 했다는 말이 없다. 극중 황후가 대례복을 입고 죽음을 준비하는 설정은 과장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찍고나서 보니 더 세게 나갔어도 됐을 법 했다.

얼마전 일본에서 명성황후 시해 문서가 발견됐는데, 국모를 죽이라고 할 정도였으면 (그녀 때문에) 얼마나 피곤했을까 싶다. 현재 일본이 독도 등에 대응하는 행태를 보면 이런 일은 앞으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놓고 픽션이냐 사실이냐를 따질 일은 아닌 듯 하다.

--등장하는 정부 각료 중 특정 정치인에서 모티브를 얻은 사람이 있나. 등장인물이 저마다 밝히는 주장은 누구의 생각인가.

▲그런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특정인을 묘사한 것은 없다. 극중의 외교적 사안에 대한 주장은 나 같으면 이렇게 하겠다, 혹은 이런 소리는 충분히 내도 되겠다고 생각해서 설정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근미래가 배경이지만,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국론이 분열된 시대를 살아왔다.

왜 한국 영화감독이 일본에 대해 나쁘게 그릴까 궁금해한다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말하겠다. 그동안 일본은 정치적 망언을 이어왔다. 언제나 우리를 건드려도 우리는 약자이기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일본과 우리의 군사력은 비교가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지나칠 정도로 타국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보면 과거의 만행에 대해 사과하고 미안해하면 되는데 반대로 신사참배를 하고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그래서 (양국의 대치 상황을) 좀 더 세게 묘사했다. 한가지 말하자면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하면 대규모 물량투입을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한국 사람의 감정적 부분이 얼마나 들어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규모가 아니라 드라마가 블록버스터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역사적 과오에 대해 어떻게 나와야한다고 생각하나.

▲종군위안부를 예로 들면 그들의 억울한 하소연에 대해 돈 몇 푼 주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사과하고 머리 숙여 반성하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일본에 대해 무작정 할퀴는 영화가 아니다. 최소한으로 요구할 것은 하자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더 극악하게 묘사하길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결론은 우리끼리 좀 더 잘하자는 것이다.

--제목이 '한반도'인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열강들 중 유독 일본만 조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에 대해서는 도입부에서 그들이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는 내용만 전달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또 외세는 어느 나라건 똑같인 우리를 짓밟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반미, 반중을 건드리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3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남북의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말을 했을 때, 물론 "극단적인 방식의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말이었지만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리가 일본에 비해 너무나 열약하구나 느꼈다. 극중에서는 우리의 해군력이 자위대의 30%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실은 10%다. 그걸 그대로 전달했다가는 관객이 너무 좌절감을 맛볼 것 같아 30%라고 묘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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