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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통합을 위해 캐나다 해군은…"

태평양함대, 텅 챈 석세스 CEO에 명예함장직 수여
아시아 커뮤니티도 군함에 초청, 시범 운항해

18일 오전 10시 캐나다플레이스에 정박하던 캐나다 해군 소속 군함 위니펙호(함장 리처드 도우커 대령)가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바다로 미끄러져 나갔다.

위니펙함은 느린 속도로 라이온스게이트 브리지 아래를 지나 밴쿠버 앞바다로 나가자마자 갑자기 선체를 왼쪽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어뢰를 피하기 위한 기동훈련이 곧 시작된다"이라는 짧은 방송에 이어 전장 134m의 거함이 갑작스레 요동치자 뒷갑판에 모여있던 방문객들은 바다에 빠지지 않기 위해 난간을 꼭 붙들고 비명을 질러댔다.
다음에는 360도 회전이었다. 만재 배수량 5000톤의 위니펙함이 자동차 회전하듯 빠른 속도로 빙빙 도는 동안 바다에 거친 포말이 일었다.

다시 빠른 속도로 전진하던 군함은 "기뢰가 감지됐다"며 엔진에 역회전을 걸었다.
거친 기계음과 함께 무쇠 덩어리가 바다 한 가운데 덩그러니 섰다.


전속력에서 완전 정지하는데 걸린 거리는 배 한 척 반 길이,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안 되는 말 그대로 '급정거'였다.

전시(戰時)에 어뢰와 미사일, 헬기 등을 싣고 출항하는 위니펙함은 30노트(시속 56km)의 전속력으로 재출발했다.
최고속도는 자동차에 비할 바가 못되지만 순간 가속 능력이 좋아 실제보다 빠르게 느껴졌다.

220여 명의 승조원이 근무하는 위니펙함은 캐나다가 보유하고 있는 33척의 군함 중 태평양함대 소속의 호위함이다.
지난 여름 밴쿠버를 방문한 화천함과 비슷한 규모의 함정으로 급유없이 태평양을 횡단할 수 있다.

위니펙함은 국내 및 다국적 작전에서도 여러 번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8월 스리랑카 난민을 태운 선시(Sun Sea)호가 캐나다 수역으로 진입했을 때 위니펙함에 승선했던 국경관리국 요원들이 선시호로 옮겨 타 예인했다.
2009년에는 중동에 파견돼 소말리아 해역에서 상선을 공격하던 해적선을 소탕한 전과(戰果)가 있다.
같은 해 열린 군사훈련 키리졸브에 합류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함정 공개는 캐나다군이 아시아계 이민자에게 해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지난 6월 대표적 이민자 봉사기관인 석세스의 텅 챈(Chan) CEO는 군과 민간단체와의 교류에 이바지한 공로로 캐나다 해군으로부터 명예 함장직을 받았다.
출항에 앞서 함정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나이젤 그린우드(Greenwood) 태평양함대(MARPAC) 사령관은 "해군과 아시아계 이민자 사회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콩 출신 가난한 이민자로 시작해 TD 부사장을 거쳐 석세스의 운영을 맡고 있는 챈 CEO도 인사말을 통해 "식당에서 웨이터를 하던 이민 초기 시절, 총지배인(캡틴)이 되는 것이 내 꿈이었는데 오늘에야 캡틴(함장)이 되는 그 꿈을 이뤘다"고 웃으며 아시아계 이민자 사회가 캐나다 해군을 더 많이 이해하고 지원하는 계기가 되길 빌었다.

이날 함정에는 지역내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언론 등 200여 명이 초청됐다.
아쉽게도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언론을 제외하고는 참석자가 없었으나 도우커 함장은 화천함과 양만춘함 등 한국 해군의 방문을 언급하며 기회가 되면 한인 커뮤니티도 함정초청의 자리를 갖겠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이광호 기자 kevin@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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