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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에어] 예측 불가능한 재난 '산불'

해마다 가을이면 산불로 일이 더 분주하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이례적인 남부 대도시 토네이도 재난 보도에 맞물려 캘리포니아 산불에 발동이 걸리고 말았다.

앞서 본격적인 산불 시즌 시작과 함께 주 전역에 샌타애나 강풍까지 예보되자 전력회사는 강제 단전이라는 초강력 조치를 내렸다. 산불 위험 지역 수백만 가구에 전력 공급을 중단해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서는 30만 명이 전기 없는 밤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단전도 산불의 기세를 막지는 못했다.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만 되짚어도 벌써 여러 건이다. 지난 10일 LA 북서쪽 실마에서 난 산불도 피해가 컸다. 집에 불이 나는 것을 막아 보려던 50대 남성이 숨지는 등의 인명피해가 났고 주택 30여 채가 불에 타고 주민 10만여 명이 대피했다. 취재를 위해 찾은 피해 지역은 산불 때문에 몇 년 전에도 갔던 곳이다. 불이 남아 있는 곳을 찾아 돌고 돌아 발견한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타 있었다.

보름도 채 안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대형산불이 났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소노마카운티에서 발생한 '킨케이드 산불'은 28일 현재 6만6000에이커를 넘게 태우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서울 전체 면적의 44%에 달하는 규모다. 10%까지 올랐던 진화율은 하룻밤 사이 5%로 떨어졌다. 최고시속 90마일을 넘는 강풍에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주택 40채를 포함한 96채 건물이 불에 탔다. 유서 깊은 와인 양조장도 잿더미가 됐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모양새다.



여기에 '게티 산불'까지 더해졌다. 28일 LA 서쪽 셔먼오크스 인근 405번 프리웨이 서쪽 언덕에서 시작된 산불은 벨에어, 웨스트우드, 브렌트우드 고급 주택가를 위협하고 있다.

산불이 시작된 지 10시간도 안 돼 건물 8채와 2.5제곱킬로미터를 집어삼켰다. 현장 취재를 위해 산불이 진행 중인 곳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405번 프리웨이 인근에 잡목을 따라 불이 번지고 있는 곳을 찾아 영상을 찍고 있는 사이에도 몇 차례나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지나갔지만 불씨는 남아 있었다.

산불 취재를 가 보면 산불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지를 알 수 있다. 불에 홀딱 타버린 집 바로 옆집은 멀쩡히 남아 있고 산불은 근처에도 온 것 같지 않아 되돌아 가는 길에 피해 현장을 발견하기도 한다. 인근에서 산불이 나면 불씨가 바람에 튀어 언제 산불 피해를 입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다. 대피령이 내려지면 주저 없이 집을 떠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전에 취재로 만났던 LA소방국 관계자가 산불 원인을 묻는 질문에 캘리포니아는 산불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답했다. 건조한 날씨에 바람, 더위까지 3박자가 맞춰지면 산불은 예외없이 난다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민들이 자신이 산불 위험 지역에 살고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고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산불의 주범으로 꼽히는 샌타애나 바람이 최소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달 말까지 비 예보도 없어 최악의 상황이다. 올해는 더는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헤매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욕심이 아니길 간절히 소망한다.


부소현 JTBC LA특파원·부장 bue.sohy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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