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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진리가 인류를 자유케한다

오오찬란하다 자연의 빛/ 해는 빛나고 들은 웃는다/ 나뭇가지마다 꽃은 피어나고/ 떨기 속에서는 새의 지저귐/ 대지여 태양이여 행복이여 환희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J W 괴테의 5월의 노래 전반부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다음 주면 저문다. 아무런 빛과 웃음·노래·기쁨·감사를 전해주지 못한 채 말이다. 오히려 좌절과 실망, 분노를 넘어 또다시 도래할까 무서운 악몽만 남긴 채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기록에 의하면 5월 21일 현재 전 세계의 코로나 확진자는 부산 인구보다 훨씬 많은 501만명에 사망자는 32만8000명에 달하고, 미국은 1/3인 158만명 확진에 사망자 9만3806명, 세계 제일이다.

백신(Vaccine)이란 라틴어 바카(Vacca·소)에서 차용된 용어로 약하게 만든 병원체를 사람의 몸속에 주입하여 항체를 형성케 하므로 그 질병에 후천적 면역이 생기도록 하는 의약품이다. 라틴말 Vacca(소)가 Vaccine이란 용어 탄생에 기여한 연유는 아래와 같다.



1775년 천연두의 대부이자 우두법의 발견자 영국인 의사 에더워드제너(1749~1823)는 목장에서 우유를 짜는 여인들이 소의 천연두인 우두에 감염된 후 당시 저주의 질병 취급받던 천연두는 패스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그리고 1796년 우두에 감염된 여자의 체액을 채취하여 8살 난 아이에게 주입하는 제1차 시험에 성공한 뒤 2년의 기간 동안 23번의 실험결과를 왕립협회에 보고하는 등 오랜 연구와 노력 끝에 인류를 천연두로부터 해방하는실마리를 제공하였는데 이것을 우두법 또는 종두법이라 부르고 훗날 그런 종류의 의약품을 Vaccine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편 종두법을 한국에 최초 소개한 사람은 조선 말기 문신이자 한의사였던 지석영(1855~1935) 선생이다. 지석영 선생은 일본 수신사 박영선을 통해 ‘종두 보감’이라는 책을 선물 받아 읽는 가운데 가슴 뜨거운 감명을 받는다. 수소문 끝에 일본인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이 부산에 있음을 알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천 리 길을 걸어 찾아간다. 지 선생의 열정과 인간 사랑을 갸륵하게 판단한 마쓰마에 원장과 군의(軍醫) 도즈카의 가르침 속에 2달여를 병원에서 숙식하며 종두법을 익혔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처가인 충북 충주의 장인을 설득하여 2살짜리 처남을 상대로 첫 우두 시술을 하여 성공한 뒤 동네 사람 40명에게 접종하므로 우리나라 종두법 시행의 선구자로 이름을 올린다.

성경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한다. 그리고 진리는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고 찾는 자에게 찾아진다고 말한다. 그렇다. 천연두 같은 무서운 질병도 제너나 지석영 같은 위대한 ‘찾음이’가 있었기에 인류가 질병으로부터 자유케 된 것이다.

지금 한국을 포함한 세계 의학자들의 눈은 코로나19의 치료제 및 백신을 위한 진리 찾기에 안간힘이다. 그리고 대상은 동종의 항바이러스 제품인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HIV 치료제 칼레트라, 에볼라의 렘데시비르, 독감의 아르비돌, 신종 인플루엔자의 아비건들이다. 과연 어느 나라 어느 기업이 제2의 제너로 명성을 얻을지 초미의 관심이다.

지난 18일 미국의 바이오기업 모더나(Moderna)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1상 시험에서 참여자 45명 전원 항체가, 그중 8명은 중화항체가 형성되었다는 반가운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진리를 향한 길은 험하고 목표는 멀다고 한다. 2상, 3상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고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고 하니 조용히 기도하며 진리의 최종결과를 지켜보자.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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