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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밸리댄스(Belly Dance)

여행은 나의 취미생활 중의 하나다.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지친 심신을 흔들어 깨워준다. 타지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도 예지하게 한다. 여행하면서 그곳 사람들의 삶으로 들어가서 직접 체험을 하면 책이나 제삼자를 통해 느끼는 간접 체험보다 월등히 낫다. 건강이 허락하고 경비를 충당할 수 있는 한 계속해서 떠나고 싶다.

몇 년 전 여름에 터키의 이스탄불에 다녀왔다. 터키 최고의 이슬람사원인 블루모스크와 가톨릭 소피아 성당을 둘러보았다. 밤에는 그곳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식당은 음식뿐 아니라 벨리댄스 공연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조명이 바뀌더니 빠른 타악기 음악과 함께 화려한 무대가 펼쳐진다. 반짝이고 하늘하늘한 의상으로 치장한 여신이 등장한다. 출렁이는 머리카락, 하늘거리는 베일, 유혹하는 눈매 그리고 쭉쭉 뻗은 팔등신 모든 것이 예사롭지 않다. “와우 와우! 벨리댄서다, 벨리댄서!”하고 어떤 이가 소리친다. 타악기의 울림이 빨라짐과 함께 댄서의 몸도 율동이 더욱 빨라진다. 소위 배꼽춤이라고 하는 이 춤은 배꼽을 중심으로 하고 복부에서 율동이 흘러나와 온몸으로 번져가 격동이 고조되는 춤이다. 장내는 일시에 흥분의 도가니가 된다. 빠른 타악기의 리듬에 맞춰 흔들거리는 육체의 볼륨은 보는 모든 이로 하여금 시선을 집중하게 한다. 배 허리가 좌우와 상하로 흔들릴 때마다 옷깃에서 나는 방울 소리가 청각을 묘하게 자극한다.

요새 한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한 벨리댄스는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북부 그리고 중동의 이슬람권 나라에서 많이 흥왕하고 있다. 이 춤은 고대 페르시아 때에 다산과 풍요를 비는 의식에서 유래되었다. 생명력의 근원인 복부를 중시하는 사상에서 시작되었다. 인류에게 고통과 기쁨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출산을 기원으로 한다. 미스테리한 모성의 신성을 몸으로 나타낸다. 또한 미지의 신에게 기원하는 최고의 몸짓이 고대인들의 삶 속에서 잉태되어 벨리댄스가 된 것이다. 오스만 튀르크 시대에는 왕가에서 건강한 여인을 간택하는 방법이 되기도 했으나, 인간의 자유를 희구하는 몸짓으로 탈바꿈했다. 이 춤은 어깨·가슴·팔·허리·배 그리고 골반을 기준으로 해서 엉덩이·다리 등 모든 신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온몸의발달한 근육이 함께 움직여야 잘 출 수 있다. 벨리댄스는 균형 있는 건강미를 갖기에 아주 좋은 운동이다.



벨리댄스는 발레와는 달리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높이 뛰거나 달리지도 않는다. 발가락으로 몸을 꼿꼿이 세울 필요도 없다. 복부 부위의 근육과 골반을 많이 쓰므로 남녀노소 모두 유연한 몸매를 유지하는데 매우 적합한 운동이다. 대지를 밟듯이 서서 몸통(Belly)과 허리를 흔드는 것이 특징이다. 여성 의상은 색상이 다채롭고 하늘거리므로 몸짓을 더욱 빛나게 한다. 지난해 한국의 안원중 청년은 에스버 벨리댄스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몸을 흔듦으로 시작하는 운동이니 누구든 쉽게 배우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조속히 끝나서 원조 벨리댄스를 다시 한번 관람할 수 있는 자유로는 세계여행을 기대한다.


김바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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