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8.0°

2020.08.12(Wed)

[중앙 칼럼] 마윈은 6분간 무엇을 얘기했을까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9/2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9/24 19:57

지난 10일 알리바바의 마윈 CEO가 은퇴했다. 그는 1999년 알리바바를 공동 창립하여 세계 최대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그래서 신화다.

그런데 일반적이지 않아서 찜찜하다. 첫째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다. 그가 은퇴한 날은 그의 55세 생일이다. 그는 64년 9월10일생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알리바바 창립 20주년이 되는 올해 9월10일에 은퇴하고 교육을 통한 자선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해 큰 충격을 줬다.

둘째, 은퇴를 발표한 시기가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시진핑은 주석의 임기 제한을 철폐하고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해 7월3일 하이난 항공을 소유한 왕젠 회장이 프랑스 출장 중 시골 마을에서 담에 올라갔다가 15m 낭떠러지로 떨어져 추락사했다. 57세. 그는 왕치산 부주석 일가의 비리와 연루 의혹이 있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마윈은 성공보다 실패를 더 많이 한 기업가다. 큰 것만 따져봐도 1995년에 인터넷 홈페이지 사업, 1997년에 정부의 대외무역 웹사이트 제작에 실패했다. 그리고 1999년에야 알리바바를 시작한 것이다. 또한 해외 진출, 야후 차이나의 합병을 통한 검색 사업도 실패했다. 또한 40곳의 큰 투자사를 찾아가 모두 투자를 거절 당했다. 하지만 2000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만나 성공해 승기를 잡았다. 마윈의 투자 요청에 손정의 회장은 만난 지 단 6분만에 동의했다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

마윈은 나중에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았다고 회상했다.

"우리는 매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죠… 우리는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비전에 대해서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 모두 판단이 빠른 사람들이죠."

손정의 회장은 이 만남에 대해서 자세하게 회상하지는 않는다. 다만 "저는 마윈씨의 이야기를 5분간 듣고 그 자리에서 알리바바에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라고 기억했다. 오히려 손 회장은 마윈의 프레젠테이션을 중단시키고 "돈을 즉시 내놓을 생각이니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의 돈을 빨리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이 밀고 당긴 투자액은 원래 4000만달러였지만 바로 2000만달러로 낮췄다. 이 투자액은 나중에 알리바바 지분의 34.4%로 변해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 2014년 증시 상장으로 3000배가 된 것은 더 나중 일이다.

여기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벤처 기업가의 자수성가 스토리다. 마윈 회장도, 손정의 회장도 비전과 판단이 빨랐기에 오늘의 성공이 있었다는 것에 누구나 동의한다. 다만 그 5~6분간 어떤 내용의 프레젠테이션이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이제 마윈이 은퇴했고 양측이 모두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다. 만약 손회장에게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것같이 13억이 넘는 중국 인구와 시장, 중국 경제의 비전과 잠재력을 설명한 것외에도 중국정부로 표현되는 중국공산당의 후원을 자신했다면, 갑자기 그냥 그런 스토리로 추락하게 된다.

당초 알리바바의 지분 6%를 갖고 있는 마윈은 이사회에는 그대로 남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 7월 회장직은 물론 그룹의 지배권도 포기했다. 그래서 홍콩과 대만 언론에서는 장쩌민계와 친했던 마 회장이 권력을 완전 장악한 시진핑계의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의 갈등으로 신변에 위협을 느껴 경영 퇴진과 소유권 포기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그는 은퇴 선언 후에도 "정부는 정부가 해야 할 일만 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그의 이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고 그래서 '비전'을 잃은 알리바바의 102년 존속 희망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관련기사 중앙 칼럼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박유진 변호사

박유진 변호사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