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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강아지 구충제 암치료는 가짜 뉴스?

박낙희 / OC취재부 부장
박낙희 / OC취재부 부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09/30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9/28 15:53

강아지 구충제가 소셜미디어에서 핫 이슈로 주목을 받고 있다. 말기암 환자가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하고 완치됐다는 영상이 한국서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자 암환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업로드된 '말기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라는 제목의 동영상은 지난 2016년 소세포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후 2017년초 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돼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오클라호마의 조 티펜스라는 60대 남성의 기적 같은 완치 이야기를 보도한 방송, 기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항암 임상시험에 참여한 티펜스는 수의사인 지인의 권유에 따라 세포실험에서 항암효과를 보인 펜벤다졸이 함유된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했으며 3개월후 실시한 PET스캔검사에서 온몸의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티펜스는 이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블로그(mycancerstory.rocks)를 통해 완치 이유를 강아지 구충제 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티펜스의 이야기는 지난 4월 26일 오클라호마시티뉴스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지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한국에서 핫 이슈가 된 것은 펜벤다졸이 암세포 사멸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실험 결과가 국제과학저널 네이처닷컴에 공개됐다는 사실이 함께 전해졌기 때문이다.

암환자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는 티펜스가 함께 복용했다는 강아지 구충제인 파나쿠어C, 비타민E, 커큐민, CDC오일과 복용량, 복용법 등이 소개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말기암 환자들이 복용을 시작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간 조용하던 한국의 주요 매체들이 해당 구충제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보도하기 시작했다. 티펜스가 5달러에 구매해 복용했다는 파나쿠어C 1그램은 아마존에서도 최고 16.7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8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식약청은 펜벤다졸이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안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암환자가 복용하면 안된다고 강력 권고하고 나섰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암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김의신 박사에게 조언을 구하자 "기사를 보고 알게 됐는데 펜벤다졸이란 성분이 항암제로 흔히 쓰는 택솔(Taxol)과 같은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식약청에서 검증이 안돼 아직 권할 수 없고 모든 약과 마찬가지로 어떤 환자에게만 도움이 될 수 있고 많은 독성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반면 말기암 환자나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데 뭘 못하겠나" "항암치료 역시 부작용이 있고 비용도 많이 드는데…"라며 복용 의사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돈이 되지 않아 의료계나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폐암말기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씨도 지난 24일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복용을 시작한 일부 환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치료 과정을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개인차가 있겠으나 조만간 진위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매체에서는 '가짜 의학뉴스'로 단정지으며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지만 소중한 가족을 암으로 떠나 보낸 아픔을 경험한 입장에서 고통 속에 절망과 싸우는 말기암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진짜 뉴스'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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