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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쓰면 소설 몇 권 인생…4년 공부 영어 자서전 냈어요

미군포로 출신 윤철호씨 '잊혀진 전쟁의 회상' 출간

나이 드신 분들을 만나면 종종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책으로 쓰면 소설 몇 권은 족히 될 거라는 말을 한다.

특히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새 삶을 개척한 이민 1세대들이야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들이 얼마나 구구절절할까.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로 자신의 삶을 책으로 써낸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윤철호씨는 썼다. 그것도 영어로 썼다.

올해 83세. 그리피스 파크 어덜트 커뮤니티 센터 자서전 쓰기 반에 등록해 4년여 매주 월요일 마다 한번도 빠짐없이 수업을 들으며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 그렇게 해서 자신의 삶을 담은 영어 자서전 '잊혀진 전쟁의 회상'(Recollecting the Forgotten War)을 펴냈다.

평안북도 출신의 윤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인민군에 징집돼 6.25전쟁터로 끌려갔다 미군에 투항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2년여를 보냈다. 수용소 미군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독학한 영어 덕분에 수용소에서 석방된 후 미 8군 쇼 사업단 영어통역 겸 매니저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고 패티김, 한명숙, 현미, 윤복희 등 당대의 스타들과 동고동락했다.



1986년 이민와서는 LA국제공항 보안회사에서 근무했고 2005년 은퇴 후 다운타운에 있는 노인아파트 앤젤레스 플라자에 매니저로 취직해 그곳에서 살고 있다. 윤씨는 "노인아파트 영어회화반에서 알게된 할머니를 따라 자서전 쓰기반에 가게 됐는데 학교 선생으로 일하다 퇴직한 미국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격려와 도움을 받으며 포기하지 않고 책을 끝낼 수 있었다"면서 "사느라 바빠 책을 많이 못읽었는데 남은 여생은 책을 더 많이 읽고 쓰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는 10일 오후 1시~4시 노인아파트 앤젤레스 플라자 미니마켓 앞에서, 13일에는 자신이 공부한 그리피스 어덜트 커뮤니티센터, 15일에는 다운타운 케첨 YMCA에서 출판기념회를 한다. 윤씨는 책이 얼마나 팔릴지 모르지만 수익금은 자신에게 혜택을 준 커뮤니티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213)613-0295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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