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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없는 추운 모텔방에서 '슬픈 죽음'

뉴스분석:'현대판 고려장'
매트리스 배설물로 말라
검찰 "탈수…물 못 마셔"
아들은 전 유타한인회장

"막을 수 있었던, 극히 슬픈(preventable, extremely sad) 사건이다."

유타주 한인 노모 방치 사망 사건을 담당한 브래드 쿨리 검사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안타까움부터 드러냈다. 이번 사건은 고령의 노인이 시니어 자녀에게 학대를 당하는 일명 '노노(老老) 학대'로 고령화 시대의 슬픈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밸런타인스데이였던 지난 2월14일 솔트레이크시내 모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된 효 신(당시 96세)씨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수개월간 추위와 배고픔, 갈증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발견 당시 '사실(fact)'들을 종합하면 '현대판 고려장'을 연상케 한다.

쿨리 검사는 "신씨가 사망한 모텔 방의 히터는 고장 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신씨가 숨진 채 발견된 2월14일 당일 솔트레이크시 최저 기온은 화씨 29도(섭씨 영하 1도)였다.



방 내부의 위생상태에 대해 솔트레이크시경찰은 "개탄스럽다(deplored)"고 했다. 변기는 오물로 넘쳐있었고, 욕조의 배수구는 막혀있었다. 경찰은 "욕실 수도꼭지를 트니 오렌지색의 녹물만 나왔다"고 했다. 신씨가 누워있던 매트리스는 배설물이 말라 있었다.

신씨의 사인은 영양실조와 탈수다. 쿨리 검사는 "모텔 방안에서 발견된 음식은 오트밀이 전부였다"면서 "신씨는 며칠간이나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했기 때문에 사망 직전까지 상당히 심한 갈증에 시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시소는 신씨 사망원인을 "만성적 방치(chronic neglect)"로 결론지었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신씨의 아들 내외 전재주(67)·입분(64)씨를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쿨리 검사는 "전씨 내외는 직원을 시켜 신씨에게 최소한의 음식과 물은 줬기 때문에 의도적인 살인으로 볼 수 없어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숨진 신씨의 아들 전씨는 유타한인회장 등을 지낸 지역 한인사회 대표 인사다. 현지 한인 언론 유타코리안타임스에 따르면 전씨는 한인회장 역임 시절인 2007년 6월8일 어버이날을 맞아 유타노인회를 방문해 '효'를 강조했다. 매체는 당시 그가 "부모공경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 한인교민세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면서 "참석하신 노인분들 모두가 더욱 건강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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