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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 장례식 온 60대 제자들에 큰 감동"

명문대 박사 출신 학원장 박준범씨
공립학교 교사로 '인생 2막' 화제
50년 전 부친 제자들 찾아와 문상
"스승 덕분에 내 인생이 변화했다"

명문대 출신의 LA인근 한인 사립학원장이 박봉의 새내기 공립학교 교사로 변신해 화제다.

캘스테이트 포모나 대학은 21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이 대학에서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인 박준범(사진)씨의 '인생 2막'을 소개했다.

스탠퍼드대학 출신의 수학 박사인 박씨는 20년차 유명 학원 강사다. 그는 2007년 한인 최초로 미국수학협회가 매년 최고 수학교사 및 강사에게 수여하는 에디스 메이 슬리프상을 받았다.

다이아몬드바에 있는 ECC 아카데미를 운영해온 원장이기도 하다.



'1:1 강의'로 고액의 연봉을 받아온 그가 안정된 생활을 포기하고 교단에 서게 된 계기는 교사 출신이었던 부친의 부고에서 비롯됐다. 3년 전 서울에서 조촐하게 준비한 부친의 장례식에서 그는 낯선 광경을 목격했다.

박씨는 "아버지 제자라는 60~70대 노인 수십여 명이 문상을 와서 말없이 눈물을 쏟았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버지가 그분들을 가르치신 건 40~50년이나 지난 일이 아닌가"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조문을 마친 백발의 제자들이 건넨 위로의 말들이 박씨의 머리를 때렸다. 그는 "제자들은 하나같이 우리 부친이 자신들의 인생을 바꾼 '위대한 스승'이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박씨는 '아버지의 유지'가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을 찾자고 결심했다.

박씨는 "학원에서 소수의 학생을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에 보낼 수도 있겠지만, 공립학교에서 20여 명의 학생들을 가르쳐 4년제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고 결정했다"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의 의미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수학 박사인 그는 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다시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6월 교사자격증을 얻은 뒤 10여 개 통합교육구 교사직에 지원했다.

만약 공립학교에 취업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2년제 시티칼리지 시간 강사직에도 지원서를 보냈다.

그는 "학원 강사를 하며 배운 교육 효과 비결은 '동기 부여'"라며 "노하우를 살려 공립학교에서 제자들을 키우는 스승의 길을 걷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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