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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지 공유·수업 정보 매매 사이트만 10여 개

김아영·장열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김아영·장열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20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4/19 17:22

대학 부정행위, 한인사회는 ②족보·필기노트 거래 극성
직거래·유학생 카페 횡행
최신 버전은 500불 넘어
학교는 "돈낭비하지 마라"

"○○칼리지 ○○수업 최신 족보 구합니다. 사례비 드립니다."

한 유명 한인 유학생 카페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수업의 전학기 시험지, 노트 필기 등을 일컫는 일명 '족보'를 찾는 문의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최근 미국 사회를 뒤흔든 대학 입시 비리 사건과 맞물려 학생들이 돈을 주고 학교 과제 등을 구입하는 행위는 물론, 심지어 성적 향상을 위해 '족보'를 사고 파는 일까지 횡행하고 있다.

본지 확인 결과 현재 학교별 시험지 공유, 수업 정보, 노트 필기 등을 사고파는 한인 유학생 카페나 온라인 판매 웹사이트만 10여 개에 이른다. 중국계 및 타민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많다.

'족보'는 그 자체가 일종의 상품이다. 한 학기 동안 해당 수업에 대한 시험지, 수업 스케줄, 노트 필기, 교과서 등이 패키지로 묶여있다. 정리가 잘 돼있고 최신 버전일수록 많게는 500달러 이상에 판매된다.

족보를 판매해 본 유학생 유모씨는 "평소 과제물 등을 꼼꼼하게 정리해두는 편이라서 그걸 친구들과 공유하다가 중국계 학생들에게 몇 번 팔아본 적이 있다"며 "보통 학기가 끝나면 교과서를 되파는데 그때 전 학기 시험지 등 수업 정보를 함께 묶어서 판매하는 형식"이라고 전했다.

교수가 강의 내용이나 시험 등을 매학기마다 일일이 변경하지 않는다는 맹점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족보 공유는 편입을 준비하는 칼리지 학생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넬 법대에 재학중인 정모씨는 "학생간의 개인적인 거래는 물론, 입학을 앞두고 족보나 로스쿨 자료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가 합격자를 상대로 무료 사용권을 나눠주는 등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는 실정"이라며 "학교 측도 학업부담으로 족보나 필기 노트를 구하려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불분명한 출처에서 강의 노트 등을 구매해 돈낭비하지 말라고 자주 경고한다"고 밝혔다.

김모씨는 "편입 준비생 입장에서는 한두 과목이라도 'C'나 'F' 학점이 있으면 이른바 상위권 대학으로 편입이 사실상 어려워지기 때문에 학점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꼭 온라인이 아니어도 전 학기에 수업을 들었던 학생을 직접 찾아가 돈을 주고 족보를 구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행위는 비단 아시아계 뿐 아니라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자행되고 있다. 쿠퍼스닷컴(koofers.com), 넥서스노트닷컴(nexusnotes.com), 스튜비아닷컴(stuvia.com), 오메가노트닷컴(omeganotes.com) 등의 웹사이트는 족보나 노트 필기 등을 찾는 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족보·노트 등의 판매와 구입은 물론이고 강의 노트를 학교 허가없이 공유하는 행위까지 모두 부정행위로 간주한다.

한 예로 UCLA 학생 행동 규범 조항(102.01g)에 따르면 학생끼리 페이퍼, 프로젝트, 시험, 프레젠테이션 등 학업과 관련한 일체 행위에 대해 교수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협업(unauthorized collaboration)'도 부정 행위에 포함된다. 시험지를 포함, 학업물 등을 사고 파는 행위 역시 적발될 경우 퇴학 등의 강력한 징계 조치가 내려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징계받은 학생들을 변호하는 교육 관련 전문 변호사까지 생겨났다.

필라델피아 지역 리처드 아셀타 변호사는 "많은 학생들이 표절, 허가받지 않은 협업, 노트 공유 등 '부정 행위'에 속하는 행동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징계를 받는 학생은 계속 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아파서 결석했다가 다른 학생의 노트를 베낀 것도 허가받지 않은 협업으로 간주돼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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