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노인성 우울증 테스트 받아보셨나요?"

한인 노년 남성 자살률
백인 남성보다 더 높아

"늙으면 다 그런 거지"
알고보면 우울한 상태
의사 진단ㆍ조언 도움

임영빈 노년내과 전문의가 노년성 우울증 척도 테스트 작성 요령을 설명해주고 있다.

임영빈 노년내과 전문의가 노년성 우울증 척도 테스트 작성 요령을 설명해주고 있다.

새해벽두 90대 한인 남성 노인이 자신의 노인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비보가 전해지면서 미국에서 백인 자살률 다음으로 아시안이 높고, 연령별 분석에서는 노년층 자살이 백인 남성보다 한인 남성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보도되어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노년내과 임영빈 전문의는 "일반 자살과 마찬가지로 노년층의 자살도 우울증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스탠포드 의과대학을 비롯한 주요 미국 의학계에서 노년층 환자에게 '노인성 우울증 테스트' 실시를 강력히 권하는 이유임을 아울러 지적했다.

- 우울증으로 찾아오는 시니어 환자들이 실제로 많은가.

"직접적으로 우울해서 찾아오는 어르신들은 드물다. 특히 대부분의 한인 노년들은 나이들면 당연히 모든 것에 관심없이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 그것이 우울증 때문이라는 걸 생각지 못한다."

- 어떻게 발견하나.



"요즘 시니어를 전문으로 치료하는 노년내과에서는 노년성 우울증 척도를 알아보는 질문지 형태의 테스트를 실시하는데 나의 경우는 먼저 간호사가 2가지 질문을 한다. '요즘 기분이 울적하세요?' '평소 좋아하던 취미생활을 요즘 끊으셨나요?'라는 물음이다. 이에 대해 '이 나이에 기분 좋을 일이 어디 있겠어? 늙으면 다 그런 거지'라는 것이 대부분의 응답이다. 또 '취미생활? 평소에도 취미 같은 거 하지 않고 살았어'라고 답한다. 따라서 두개 질문에 대한 답을 '아니오'로 표시한다. 그러나 나에게 호소하는 여러 신체적인 증세들은 노인성 우울증세들이다. 일반 우울증세는 감성적인 것이 많다면 노년성 우울증의 증세는 먼저 몸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 이럴 경우 어떻게 하나.

"앞서 언급한 15개 항으로 되어 있는 노인성 우울증 척도를 알아보는 질문형식의 우울증 검사를 하게 한다. 결과에 따라 가벼운 단계, 중간 단계(여기서부터는 경우에 따라서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심한 단계로 좀 더 정확한 진단을 해서 그에 대한 약처방 혹은 라이프 스타일을 통한 변화와 필요하면 상담 등의 다방면적인 치료로 상태를 호전시켜 나간다. 일반 우울증과 달리 노인성 우울증세는 의사와 주변의 가족들이 관심으로 도와주면 효과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해 볼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 한인 노년들의 결과는 어느쪽이 많은가.

"놀랍게도 중간 단계도 많다. 그러나 본인들은 '나이들어 다 그런 것'으로 생각하면서 지낸다. 따라서 우선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는 걸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울한 상태에 너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벗어나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처음엔 부인이 옆에서 증세를 다 얘기하고 본인은 아무말도 안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인 사람이 나와 상담하면서 치료를 통해 점차 직접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고 또 생기를 조금씩 찾아가는 케이스도 보았다."

- 우울증의 치료와 상담도 하나.

"일반 내과와 달리 우리 노년내과에서는 정신과쪽으로 트레이닝을 받았기 때문에 우울증 환자를 치료하고 약처방을 내리고 또 상담도 할 수 있다. 치매도 나중엔 성격변화 증세로 발전해 정신과쪽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년내과가 일반내과와의 차이이다."

- 앞에서 노년성 우울증은 몸으로 증세가 나타난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인가.

"'요즘 뭘 먹어도 통 입맛이 없다' '잠이 잘 안 온다' '자주 어지럽다' '기운이 너무 없다'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예로 불면증을 호소할 때에는 수면제 처방을 하기 전에 반드시 우울증 검사를 필수로 해야 한다. 기억력 검사 전에도 역시 우울증 검사부터 한다."

- 우울증 검사는 어떻게 하나.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검사는 스탠퍼드 의과대학에서 개발한 것으로 '예' '아니오'로 일반 우울증 테스트 보다 답하기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최근 2주 동안의 상태를 묻는다. 결과를 점수로 매겨 진단한다. 관련박스 참조"

- '죽고 싶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나?

"직접적으로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자살 충동에 대한 질문을 하도록 되어 있다. 막연히 '죽고 싶다'와 '집에 아들이 사 놓은 권총이 있다. 가끔 그 권총을 머리에 대본다. 방아쇠를 당겨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와는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지금도 그런 생각이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환자 입에서 '그렇다'는 대답이 나오면 즉시 병원 응급실로 보내야 하고 그곳에서는 응급으로 정신과 전문의와 연결해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의사는 환자를 보낸 다음 도착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지금 죽고 싶고 계획도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개인적으로는 그런 응급상황은 없었다. 한인 노인들은 자살의도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많은 것 같다. 의사나 가족들이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노년성 우울증세를 가진 노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심하면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한다. 동시에 생활을 조금 변화시켜 본다. 우선 운동인데 유산소 운동이 노년 우울증에 효과적이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쉽고 안전한 동네 걷기를 권한다. 평소보다 약간 빨라서 숨이 조금 차고 땀이 배이면 좋다. 그 다음이 소셜인데 사실은 실제 환경조건이 말처럼 쉽지 않다. 나가서 사람을 만나라고 하는데 외출이 여의치 않고 또 만날 사람도 마땅히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소셜이란 '누군가와의 소통'을 말한다.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도 좋고 가끔 전화해주는 자녀도 좋다. 다만 통화나 방문의 경우 규칙적일수록 본인이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낀다. 막연히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우울증을 가져 온다. 방법은 자녀에게 통화하기 편한 요일과 시간을 물어 그때마다 전화해 줄 것을 청한다. 또 일주일에 한번 통화로 부족하면 '두번 전화해 줄 수 없냐'고 솔직하게 자녀 사정을 묻는다. 이제나 저제나 막연한 기다림은 실망과 함께 우울하게 만든다."

-어드바이스가 있다면

"늙었다고 해서 반드시 기분까지 다운되는 건 아니다. 밝게 사는 노년층도 상당히 많다. 노년 우울증은 가족들의 관심에 따라 치료효과가 크다. 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알아 의사와 자주 만나면서 약과 생활을 병행해가면서 치료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만일 자살 충동이 의심되면 본인 혹은 가족들이 LA카운티 정신건강국(800)854-7771으로 전화하면 24시간 한국어 서비스로 상담자가 전화로 도와주고 있다."

-----------------------------------------------------------------------------

다음은 스탠퍼드 대학병원에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노인성 우울증 척도이다. 지난 2주일 동안의 상태에 대해 예, 아니오로 답하여 합계를 낸다. '고딕체'에 해당된 답은 1점으로 계산한다. 합계가 5이하 이면 미비함(심각한 상태가 아님), 6~10 이면 중간 상태(우울증이 있음, 상담 필요한 단계), 11~15 이면 심각한 상태(우울증치료약 사용)로 구분하는데 자세한 진단은 노인내과 전문의가 환자와의 구체적인 대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내린다.


김인순 객원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