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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칼럼] 역사로 보는 미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이 심상찮게 계속 진행 중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뉴스가 매일 언론에 도배하다시피 하니까 말이다. 중국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세 폭탄을 안기는 미국은 무척 화가 난 얼굴을 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무척 화가 난 것은 미국 중국에 막대한 무역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과 이것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다. 그것만이 이유 전부일까? 미국은 중국이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기 때문에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미국과 중국이 이렇게 직접 대규모의 관계를 갖게 된 데 대해 좀 더 잘 이해하려면 양국 관계의 역사를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겠다.

중국과 서양이 본격적으로 접촉하게 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이다. 19세기 이전에는 서양과의 접촉에 대해 매우 냉담했다. 청나라는 소위 통상수교 거부정책을 오랫동안 펴면서 나라의 문을 닫아걸었다. 그러다가 1842년에 제1차 아편전쟁에서 패한 중국은 전면 개방되다시피 했으며, 덩치 큰 중국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구의 열강은 서로 앞다투어 중국을 나누어 먹으려 늑대 떼처럼 덤벼들었다.

이렇게 서구 열강이 중국에 군침을 흘리며 덤벼들 때까지도 미국은 아직 중국에 대해 신경을 쓸 정신이 없었다. 국력이 아직 미약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은 텍사스와 미국 서부로 영토를 넓히는 데에 열중하고 있었고 남북전쟁을 겪으면서 더욱 외국에 눈을 돌리기 힘들었다. 다만 1850년대에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가 생기자 6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이곳으로 들어오면서 드디어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1863년 공식적으로는 노예를 해방했지만, 아직도 인종차별을 심하게 하던 때라 미국에 입국한 중국인 노동자들에게 대한 미국인들의 대접이 좋을 리가 없었다. 심한 차별과 푸대접은 물론이고, 심지어 중국인 노동자에게 영주권을 주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중국인 노동자에 대한 미국의 이런 태도에 대해 중국 정부가 항의라도 했었겠지만. 미국 정부가 콧방귀를 뀔 리가 없었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시작부터가 불평등으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미국이 중국을 동등하게 대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이 중국을 침략한 1937년이나 되어서부터이다. 일본을 물리치는 데는 중국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한 미국은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와 긴밀히 협력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모택동의 중국 공산당을 물리치기 위해 장개석의 국민당에 많은 자본과 무기를 제공했다. 하지만 장개석 정부는 모택동의 공산당 정부에 밀려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국민당이 패망하고 말았지만, 미국은 장개석 국민당 정부를 계속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뒤이어 김일성이 일으킨 한국 동란에 중공군이 참전하면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중공군과 서로 총구를 겨누고 맞서 싸워야 했다. 무력 충돌로 생긴 미국과 중공과의 첫 번째 적대적 접촉이었던 셈이다.



이렇게 적대시하던 중공과 미국의 관계도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순간 개선되었다. 중공과 손을 잡아야 했던 미국이 결국 장개석의 자유중국을 버리고 1972년 중공과 수교를 하기에 이르렀고, 중공이 중국으로 변했다. 그 후 모택동의 권력을 이어받은 등소평의 실리적인 외교 정책으로 중국은 미국에 값싼 제품을 제공하는 등 수출국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문제는 중국이 미국의 덕으로 무역에서 이득을 보아 경제적으로 막강한 힘을 갖게 되면서 중국의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쳇말로 맞먹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과 국제 정치적인 문제에서 충돌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곧 능가하리라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부강하게 되자 이를 근거로 세계적인 패권 국가를 꿈꾸게 되었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정책으로 결국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미국의 화를 돋우었다고 보면 된다. 더구나 북한의 핵 문제와 맞물리면서 북한을 뒤에서 조종하는 중국에 대해 경제적 공세를 취하고 있다. 대체로 중국이 미국의 공세에 굴복하리라 전망하는 추세이다. 우리가 원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중국이 굴복하여 미국 경제도 좋아지고 북한 문제도 잘 해결되는 것인데, 과연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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