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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성인과 죄인의 차이점

성패트릭 천주교회 채수길 신부

성인들도 처음부터 하느님의 뜻을 잘 알고 실천하였던 것은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 신앙심이 좋은 부모 밑에 자라면서 또는 특별한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서서히 혹은 남보다 빨리 하느님을 알아가게 되었고 믿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이 죄를 멀리하고 하느님께 가까이 가는 동안에 성인 경지에 오른 것이다. 인간은 모두다 죄인인데 그 죄를 어떻게 알고 대처하는 모습에 따라 다른 인생의 길을 간다.
한번은 성인과 죄인이 바다 여행을 같이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쳤다. 배는 곧 가라앉을 듯이 보였고 그때 모든 선원과 승객들은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때 죄인은 소리쳤다. “오, 주여! 우리를 구해 주시오.” 성인은 “쉬! 쉬!"라고 경고하며 말했다. “하느님께서 네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모르시도록 해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끝장이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예화에서 죄인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해서야 하느님을 찾는 모습이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자기의 죄를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자기의 욕심에 따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기의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런데 잘 나간다고 했던 자신이 사람들과 환경적 요소들에 의해 자기가 추구하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라도 자기의 잘못된 모습을 인정하기를 꺼려한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곧 자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괴로운 것이기에 자기의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린다. 비록 자신의 잘못을 알더라도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하며 자기의 잘못의 짐에서 벗어나려고 양심에 반하는 방향으로 내달린다. 그러나 자꾸 자기의 잘못이 드러나고 실패를 거듭할수록 마음이 초조해져서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한다. 이 때에 쉽게 술이나, 성이나, 마약이나, 도박 등 중독성 있는 것으로 자기의 감정의 흔들림을 해소하려 한다.
결국 자신이 해결해야 할 길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양심의 소리를 더 이상 거부를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고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상을 찾게 된다. 목숨의 위험에 빠져 위기감이 최고조에 다르면 그 양심에 따라서 무엇인가 하나의 끄나풀이라도 잡으려 한다. 또는 물질적 파산으로 더 이상 기대할 곳이 없을 때 양심을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의 인생이 바닥에 주저 앉으면 무엇인지 의지하려고 한다. 이런 인생의 위기에서 하느님께 시선을 돌리고 의지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은혜로 인해 비로서 인생의 반전을 이룬다.
혹은 하느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이라도 평소에 하느님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에 온통 집중이 되어서 하느님의 뜻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이지만 아직도 욕구가 너무나 강해서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어려워 삶의 한 순간 순간에 하느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고 만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알고 있더라도 양심에 문을 닫고 이번만은 어쩔 수가 없다고 생각하며, 경우에 따라서 지옥에 가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자기를 부정해 버린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악의 뿌리가 그 마음에 깊게 뿌리를 내려있으면, 하느님의 말씀이 양심을 불러 일으킨다 해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하느님의 뜻으로 방향을 전환할 의지가 힘이 없다. 또한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하느님께 용서를 빌고는 올바로 살 것이라고 결심을 한다. 그러나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 결심이 금방 무너지며,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영적의지가 약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힘이 없다.
성인들은 “하느님의 뜻이 무엇일까”에 늘 집중한다. 자신의 삶이 하느님의 뜻에 조금이라도 어긋나 있는 것을 알았다면 금방 하느님께로 방향을 전환한다. 자기를 부정하는 것은 자기의 전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자기의 욕심과 뜻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바로 성인들의 영적의지가 강한 것은 하느님이 두려운 줄 알며 점점 더 사랑하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을 금방 알아채며 그 뜻을 위해 온 인생을 맡기는 것이 죄인들과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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