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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우연히...마침”

이대열 목사 (열매맺는 교회)

성경에서 룻기는 처음에는 사뭇 애처롭고 가슴 뭉클한 숨 막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극도의 절망 속에서 가슴 후련한 반전의 결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룻은 가부장적 문화가 팽배한 시대에 남편을 잃은 극빈자요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이방 여인이었다. 그러나 그 절대 절망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희망의 빛을 비추셨고 다윗왕조를 잇는 여인으로 둔갑시켰다.

이 이야기의 반전을 만들어 내는 두가지 단어가 흥미롭다:

룻이 가서 베는 자를 따라 밭에서 이삭을 줍는데 우연히 엘리멜렉의 친족 보아스에게 속한 밭에 이르렀더라 (3) 마침 보아스가 베들레헴에서부터 와서 베는 자들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 그들이 대답하되 여호와께서 당신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니라 (4) (룻 2:3, 4)





하나는 “우연히” (미크레) 라는 말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사건을 만날 때 “우연히” 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다른 하나는 “마침” (히네) 이라는 단어다. 어떤 사건이 성취되기 위해서는 “마침”이라는 적확한 시점이 필요하다.

룻이라는 가장 미천한 여인이 다윗의 왕조에 들어오기 위해서 “우연히” 그리고 “마침”이라는 상황이 개입된 것이다. 이것을 사람들은 “행운”이요, “다행”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상황은 전적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상황이다. “우연히”, “마침” 이라는 말은 나오미나 룻이 계획하거나 보아스가 예상했던 일이 아니란 말이다. 사람들은 전혀 기대하거나 예상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의 계획 속에 “우연을 필연”으로 만드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표현하는 단어다.

하나님의 은혜는 이렇게 “우연하게, 갑작스럽게” 하나님의 방법으로 임하신다. 그런데 그 은혜는 기대한 것 이상이다: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대로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에 더 넘치도록 (우연히) 능히 하실 (마침) 이에게 (20)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무궁하기를 원하노라 아멘 (21) (엡 3:20, 21)



우리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 있는가? 절망 속에서도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선한 계획을 성취하시려고 “우연히...마침” 의 역사를 일으키신다. 그 하나님을 나오미와 룻과 같이 끝까지 신뢰하고 순종하는 자가 하나님의 “우연히...마침”의 은혜를 경험하며 사는 것이다.

나오미는 가장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소망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룻은 시어머니가 실패한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끝까지 좆기로 결정했다.

룻이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상황은 남의 밭에 떨어진 이삭을 주어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룻은 생존을 위하여 일상에 충실하였다. 그 평범하고 어쩌면 너무도 작은 일상의 시간 속에 하나님은 “우연히...마침‘ 으로 룻의 삶에 개입하셨다.

이렇게 보면 어떤 인생도 무가치한 삶이 없다. 세상 사람들의 눈으로는 무가치하게 보이고 무시하고 싶은 그 일상 속에서 우리 하나님은 역사하신다.

하나님을 끝까지 바라보며 그분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 일상 속에서 성도는 일상을 뛰어 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우리의 생각과 예상을 뛰어 넘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모든 성도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의 넓이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함을 깨달을
수 있게 되고, (18) 지식을 초월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모든 충만함으로 여러분이 충만해지기를 바랍니다. (19) (엡 3:18, 19)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마침”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깨닫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모든 충만함을 누리게 된다.

예수 믿는 이유를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으로만 확인하려고 하면 분명히 실망할 수 있다. 예수 믿으면 돈 많이 벌고 건강하고 문제가 술술 풀릴 것으로 알았는데 실상을 보니 그런 일이 잘 경험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 환경이 더 악해지는 것 같은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는 예수의 말씀대로 살려니 세상 속에서 손해를 보아야 되기도 한다.

이렇게 성도가 세상속에서 때로는 실패하며 억울하며 손해보는 것 같아도 나오미와 룻과 같이 하나님을 향하여 끝까지 신앙을 지키고 우정을 지키는 자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 그 은혜는 사람이 예상하거나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신비다. 그 신비로운 경험을 성경은 “우연히...마침” 으로 표현하였다.

오늘 우리의 일상을 무시하지 말고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함께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하고 기대하자. 우리의 기대와 예상을 넘어 역사하실 하나님을 붙들라.

이대열 목사 (열매맺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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